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백신여권, 트래블버블(비격리여행권역) 등을 활용해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자는 논의가 확산하자 국내외 여행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여행이 실제로 재개되기 전에 항공, 호텔, 카지노 등 여행 관련주를 선점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과거 전염병 종식 이후에 여행·레저 기업들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여행 수요 회복에 베팅할 수 있는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국가 간 이동 허용되나

백신여권 관광 열리나…여행株는 이미 비행중
17일 코스피지수는 0.64% 하락한 3047.50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장중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0.74% 오른 2만7050원에 마감했다. 저가항공사 진에어와 제주항공도 신고가를 기록했다. 노랑풍선(1.93%) GKL(0.87%) 모두투어(0.41%) 하나투어(0.14%) 호텔신라(0.11%)도 하락장에서 상승 마감했다.

세계적으로 백신여권 도입, 트래블버블 지정 등에 대한 논의가 확산하는 영향이다. 백신여권은 유럽연합(EU)과 중국을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인도, 싱가포르, 호주 등은 협정국 간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는 트래블버블을 시행 중이다.

이런 주가 상승에 실적이 받쳐주면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과거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전염병 종식 선언 이후 와이즈에프엔 호텔·레저 업종지수는 3개월간 평균 10.1% 올랐다. 다우존스 호텔&레저지수도 글로벌 금융위기, 신종플루, 에볼라 등이 끝난 이후 3개월간 평균 13.9% 상승했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여행 업종 주가가 이미 업황 회복 기대를 모두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지만 역사적으로 여행 재개 이후의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가 추가되며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며 “코로나19 시기에 여행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노력을 했기 때문에 업황 정상화 이후에는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여행 수요 회복에 베팅할 ETF는?

여행 수요 회복을 겨냥한 자금은 ETF에도 유입되고 있다.

지난 15일 기준 미국의 여행, 카지노, 레스토랑, 방송 기업을 편입한 Invesco Dynamic Leisure and Entertainment ETF(PEJ)에는 한 달 새 6억4507만달러(약 7300억원)가 들어왔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40.9%다. 방송사인 비아컴CBS와 디스커버리, 숙박 예약 플랫폼 에어비앤비와 부킹홀딩스, 패스트푸드 체인 치폴레 등을 담고 있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PEJ가 편입 중인 종목들은 가까운 미래에 실적 개선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장금리 상승기에도 잘 버텨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행 관련 기술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ETFMG Travel Tech ETF(AWAY)도 3개월간 30.8% 올랐다. 여행 예약, 여행 가격 비교, 승차 공유 등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술기업들을 담고 있어 성장주 반등 국면에서도 초과 수익을 낼 것이란 예측이다. 전기차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캐나다의 페이스드라이브, 가격비교 사이트를 운영하는 트립어드바이저와 트리바고, 여객 전산망 서비스를 운영하는 세이버 등을 담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에 투자하는 US Global Jets ETF(JETS)에는 같은 기간 4억2430만달러(약 4800억원)가 유입됐다. 이 ETF가 담고 있는 아메리칸항공(연초 이후 55.17% 상승), 사우스웨스트항공(29.89%), 델타항공(22.83%)은 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JETS는 3개월간 20.6%의 수익률을 올렸다. 카지노 회사, 스포츠 도박 기업 등을 담은 VanEck Vectors Gaming ETF(BJK)도 23.4% 상승했다.

국내 유일한 여행 ETF인 TIGER여행레저 ETF도 최근 3개월 12.4% 올랐다. 파라다이스, 강원랜드, 호텔신라, 하나투어, 롯데관광개발 등을 담은 ETF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