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오 "'멍청한' 채권 버려라…비트코인 금지 염두에 둬야"
"채권에 투자하는 건 멍청한 일이다. 달러로 표시되지 않는, 부채와 관계없는 자산을 사라. 정부가 더 많은 세수를 위해 금, 비트코인 등으로 자산을 옮기는 걸 금지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라."

세계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가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각국의 국채를 버리고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의 창업자인 그는 15일(현지시간) 링크드인에 '세상에 왜 도대체 채권을 갖고 있는가'(Why in the World Would You Own Bonds When...)라는 글에서 "채권으로 인플레이션보다 낮은 수익율을 올리기보다, 물가상승률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익을 내는 무엇이든 사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연례 주주서한에서 "지금은 채권에 투자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달리오는 "채권은 굉장히 낮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기축통화(달러) 국채의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이며, 역대 최저다. 저금리의 한계로 인해 채권 가격은 가격 상한선에 가깝기 때문에 공매도해도 위험이 낮다"고 설명했다.

달리오는 "(저금리 때문에) 오늘 100달러를 주면 그 100달러를 찾기 위해 미국, 유럽, 일본 및 중국 채권에서 투자자는 대략 42년, 450년, 150년 및 25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명목 수익율이 낮거나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실질 구매력을 되찾으려면 미국 채권은 500년 이상 기다려야하며, 유럽 일본에서는 구매력을 되찾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달리오 "'멍청한' 채권 버려라…비트코인 금지 염두에 둬야"
달리오는 "이건 길고 분명히 말도 안되는 시간"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 채권에서 중국 채권으로의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가진 중국 채권 보유량은 현재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6%에 불과하지만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다양한 만기의 미국 부채 발행량이 75조 달러 규모가 넘는다"면서 "채권 투자자들이 보유 채권을 팔기 시작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상상해보라"고 지적했다.

달리오는 "미국 행정부는 재정 부양안 집행을 위해 막대한 부채를 창출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런 부채를 매입해야하고, 돈을 찍어야 한다. 또 이자율을 인위적으로 낮춰 인공적으로 채권 가격을 지원했다. 이런 움직임은 장기 부채주기의 가장 마지막이자 가장 파괴적인 단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리오 "'멍청한' 채권 버려라…비트코인 금지 염두에 둬야"
달리오는 모든 것이 '미친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는 역사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발생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부채주기의 후반부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현금은 쓰레기(인플레에 비해 부정적 수익률을 가짐)이고 앞으로도 계속 쓰레기가 될 것이다. 현금을 갖기보다 현금을 빌리고,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익율을 가진 자산을 사라. 달러 자산이나 부채 자산이 아닌 것으로 사라"고 조언했다.
달리오 "'멍청한' 채권 버려라…비트코인 금지 염두에 둬야"
그는 증세와 규제가 나타날 것으로 예언했다. 달리오는 "역사를 보면 돈이 부족한 정책 입안자들은 세금을 인상하고, 돈이 부채 자산에서 다른 자산이나 과세할 수 없는 자산(금, 비트코인 등) 및 지역으로 옮겨가는 걸 싫어해 이를 금지할 수 있다. 이러한 세금 변경은 예상보다 더 충격적 일 수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부유세 신설과 법인세, 자본소득세 인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달리오는 "이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한다"며 "현금 매도 포지션과 함께 비부채 및 비 달러 자산으로 잘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미 달러에 의해 크게 왜곡된 전통적 주식/채권 혼합 포트폴리오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축통화를 가진 선진국 자산의 수익률이 아시아(중국 포함) 신흥국 자산보다 낮을 것"이라면서 "세금 변화와 자본 통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