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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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만원을 넘어섰던 천보의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주춤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천보가 2차전지 관련 테마주에서 벗어나 실적주로 자리를 잡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본업인 전자소재 부문보다 2차전지 사업부문 실적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천보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연결기준 매출액 1554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0.7%, 18.7% 늘어난 301억원과 27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중국을 중심으로 2차전지 전해질 관련 매출이 증가한 것이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2차전지 사업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44.8%, 50.6% 늘어난 780억원과 149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48.9%를 차지했다.

반면 본업인 전자소재 사업부문 매출액은 3.4% 늘어난 595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1% 줄어든 1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외에 정밀화학, 의약품 사업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쪼그라들었다.
2개월 새 20% 넘게 빠진 천보…2차전지 테마주 넘어 실적주 될까

두달새 기관투자자 118억 순매도

천보는 2007년 설립된 전자소재 업체이다. 액정표시장치(LCD) 식각액 첨가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반도체 공정 소재, 의약품 중간체, 2차전지 전해질 등을 제조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 주도의 그린 뉴딜 정책에 힘입어 2차전지 테마주로 급부상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2차전지 사업부문의 실적이 늘어났음에도 주가는 주춤하고 있다. 전날 천보는 전 거래일 보다 4500원(2.70%) 내린 16만2200원에 장을 끝냈다. 지난 1월11일 장중 21만3800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 두 달 만에 24% 넘게 하락했다.

지난 1월 순매수세를 보이던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올 2월을 기점으로 대거 빠져나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기관투자자들은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11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60억원, 79억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 오히려 목표가 올려

천보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올해 들어 부국증권(25만원), 대신증권(26만5천원), 신한금융투자(25만원), 교보증권(26만원), 한국투자증권(25만원), 하나금융투자(25만원), NH투자증권(26만원), 리딩투자증권(24만3100원) 8곳의 증권사가 천보의 목표주가를 상향 또는 유지했다.

2차전지 소재로 사용되는 전해질 생산시설 증설이 공격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향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배경에서다. 이들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25만3500원이다. 전날 종가보다 56% 가량 상승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 "천보의 성장을 이끄는 2차전지 전해질 생산시설 증설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향후 생산시설 증설이 완료될 경우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이익 기여도는 올해 65%로, 2019년보다 두 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