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금은 내가 관리한다’(내연내관)
연금의 ‘투자 문화’ 확산에 앞장
연금 관리의 아웃바운드 마케팅 벌여
미래에셋대우, ‘연금’ 마케팅… ‘내연내관’

미래에셋대우가 관리하는 개인 고객의 연금자산은 총 12조5000억 원이다. 작년말 11조2000억 원에서 올 들어 2개월만에 1조3000억 원이 불어났다.

지난 한 해 증가실적의 절반을 넘었다. 말 그대로 돈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초 코로나19로 급락했던 증시가 V자 반등을 이루면서 뜨거워진 주식투자 열기가 연금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개인 고객이 금융회사에서 가입하는 연금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개인형퇴직연금(IRP), 연금저축 등 세 가지다. 이 가운데 DC와 IRP가 연금저축에 비해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의 DC와 IRP 증가금액은 증권업계 전체의 46%를 차지했다. 연금시장의 머니무브를 미래에셋대우가 주도한 것이다.

수익률과 연금마케팅이 머니무브를 이끌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43개 퇴직연금사업자 중 수익률이 DC와 IRP 모두 최상위권이었다.

연금마케팅팀이란 전담 조직을 운영하는 것도 연금시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이유다. 다른 금융회사들이 연금기획팀, 연금전략팀 등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마케팅’을 부서 명칭에 사용함으로써 연금마케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연금마케팅팀은 직원들이 연금 영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내부 마케팅’과 고객들이 미래에셋대우에 연금을 맡기도록 홍보하는 ‘외부 마케팅’을 수행한다.

상황 1 연금도 ‘투자’가 필요한 상황
도전 1 “연금의 투자 문화를 확산시키자”
DC와 IRP는 가입자가 스스로 투자할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가입자들이 투자에 자신이 없어서, 시간이 나질 않아서 등 여러 이유로 자신의 연금을 사실상 방치해 두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C와 IRP 가입자 10명 중 9명이 가입할 때 선택한 상품을 한 번도 바꾸지 않고 있을 정도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초부터 ‘연금은 미래다’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연금의 투자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 슬로건은 은퇴 후 미래를 대비해서 연금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와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연금을 준비하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

‘연금은 미래다’는 차별화된 상품과 영업직원의 역량 향상이 뒷받침한다. 연금 가입자들이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 변화에 맞춰 해당 상품을 가장 먼저 선보였다.

2017년 11월 개인연금에서 ETF(상장지수펀드) 매매가 가능해졌을 때, 2019년 12월 DC와 IRP에서 상장리츠 매매가 가능해졌을 때, 금융회사 최초로 해당 상품을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내부 마케팅의 하나로 연금계좌 수익률 우수사례집을 발간해 영업직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자산관리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미래에셋대우 연금 고객들의 투자가 다른 금융사 고객들에 비해 훨씬 활발해졌다. 미래에셋대우 DC와 IRP 고객들의 적립금 중 펀드 같은 실적배당상품에 투자된 금액이 55%에 달한다. 절반 이상이 ‘투자’된 것이다. 시장 전체로는 이 비중이 20%에 불과하다.

상황 2 연금은 자산관리 대상에서 제외
도전 2 연금 관리의 아웃바운드 마케팅
연금은 긴 안목으로 준비해야 하는 상품이다. 수십년 후 미래에 대비할 목적으로 가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수익률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면서 꾸준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연금 가입자들이 관리 노력을 하지 않는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금이 자산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18년 6월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출범시켰다.

김승균 연금마케팅팀장(이사)은 “연금을 적극적인 자산관리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 영업직원들 중 우수 직원을 선발해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는 인바운드와 함께 아웃바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즉 스스로 연금에 대한 상담을 신청하거나 문의를 하는 고객(인바운드)은 물론 연금에 가입했으면서도 관리를 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정기적으로 연락(아웃바운드)하는 것이다. 분기마다 1회 이상 연금고객을 접촉해 니즈를 파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팀장은 “금융회사 연금마케팅에서 아웃바운드는 최초로 시도됐다”며 “연금자산관리센터가 출범한 뒤 대형 은행들에서 어떤 조직인지, 인력 구성은 어떻게 했는지 등을 물어왔고 이후 유사한 조직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비대면 상담이 가능한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고 그런 고객들 중 수익률이 향상돼 추가로 자금을 맡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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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3 유튜브 마케팅이 주목받기 시작
도전 3 연금 투자 문화 확산을 위한 콘텐츠
미래에셋대우는 2019년말부터 유튜브가 각광받기 시작하는데 주목했다. 연금마케팅에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인 스마트머니에 ‘연금사관학교’와 ‘알려줘요! 연금술사’를 선보였다.

연금사관학교는 미래에셋대우가 연금 시장을 주도한다는 자부심으로 연금 기초지식을 전달하는 공익 목적의 콘텐츠를 소개하는 코너다. 각종 연금 제도의 이해, 자산운용 방법 등 총 12편의 콘텐츠를 게재했다. 알려줘요! 연금술사는 고객 사례를 심도 있게 분석해서 해법을 제시하는 15편의 콘텐츠로 이뤄졌다.

김 팀장은 “올해는 연금의 투자 문화 확산에 더 초점을 맞춰 ‘연금 투자 빅픽처’, ‘후(後)토크’, ‘연금 탐정’ 등 세 가지 새로운 코너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연금 투자 빅피처는 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콘텐츠, 후토크는 유망 상품을 안내하는 콘텐츠, 연금 탐정은 고객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콘텐츠다.

■ 마케터를 위한 포인트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이란 유행어처럼 ‘내연내관’을 유행시키고 싶습니다”

김승균 팀장은 연금마케팅에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내 연금은 내가 관리한다’는 연금의 투자 문화가 보편화되기를 바란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먼저, 고객들이 연금 자산관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게 유튜브 등을 이용해 콘텐츠 마케팅에 집중할 생각이다.

다음으로, WM을 통한 고객관리는 물론 연금자산관리센터의 아웃바운드 마케팅과 컨설팅으로 더 많은 연금고객들이 성공투자경험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요약하면, 연금고객에게 연금자산 관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시킨 뒤 실제로 좋은 성과를 올리도록 지원함으로써 고객의 평안한 노후준비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이다.

장경영 선임기자 longrun@hankyung.com

■ 전문가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과거에는 평생 직장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울 만큼 이직이 적었고,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것을 명예롭게 생각하기도 했다. 때문에 퇴직금은 나의 청춘을 바친 회사로부터 받는 ‘과거에 대한 보상’이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 좋은 직장으로 자주 이직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을 다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과감히 스타트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 100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퇴직은 이제 인생의 끝이 아니라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즉, 퇴직금은 더 이상 ‘과거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준비’이다.

이를 마케팅적으로 해석하면 요즘 직장인들의 퇴직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즉 퇴직에 대한 프레임(Frame)이 변했다.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는 어떤 창틀을 통해 밖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세상이 보이는 것처럼, 어떤 ‘심리적 창문’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나의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미래에셋대우의 퇴직연금 마케팅은 프레이밍 효과를 적극 이용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DC와 IRP 가입자 10명 중 9명이 자신이 처음 선택한 상품을 한 번도 바꾸지 않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퇴직연금 계좌를 방치하는 고객들이 많다.

미래에셋대우의 ‘연금은 미래다’ 슬로건은 이들의 퇴직연금을 바라보는 시각, 즉 프레임을 바꾸는 전략이다. 퇴직연금에서 계속 ‘미래’를 얘기하고, 새로운 관련 상품을 계속 출시하면 고객은 자신의 퇴직연금을 ‘과거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나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바라보게 된다.

다만, 퇴직연금, 보험과 같은 금융상품은 소비자들이 스스로 ‘문제 인식(problem recognition)’을 잘 하지 않는 본질적 특징이 있다.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한 상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퇴직연금 마케터들은 고객의 현재 상태(actual state)와 바람직한 상태(desirable state)의 ‘차이(GAP)’를 집중적으로 강조해야 한다. 다시 말해 현재 고객들의 은퇴 준비 상태와 그들이 원하는 미래의 모습 간의 ‘차이(GAP)’가 얼마나 (1)크고, (2)중요한지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마케터들의 숙제이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연금은 은퇴 후의 월급이다. 은퇴를 하더라도 평생동안 월급을 지급해주는 연금인 종신연금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다. 물론 연금은 이것말고도 개인연금이나 IRP가 있지만 이들은 정해진 기간 동안만 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평생 보장을 받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근로자라면 본인의 관리 여부에 따라 성과가 달라지는 평생월급인 DC형 퇴직연금 관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렇다고 모두가 시간을 동일하게 느끼지는 않는다. 이러한 시간에 대한 주관적 인식의 차이는 ‘시간조망’(time perspective)이란 개념으로 설명된다.

시간조망은 과거 기억에 집착하거나 현재의 기분을 중시하거나, 미래 계획에 매달리는 정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현재지향적인 성향의 사람들은 현재의 기쁨과 만족을 즐기는 것에 더 가치를 둔다. 이에 비해 미래지향적인 성향이 강하면 미래를 가치관의 중심에 두고 미래의 계획과 보상을 위해 현재의 고통은 기꺼이 감내한다.

현재지향보다는 미래지향 성향의 사람들이 당연히 연금 가입에 더 적극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연금 마케터는 오히려 현재지향적 성향의 사람들에 더 관심을 가지고 이들의 시간조망을 바꿀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시장에는 미래지향적인 사람들보다는 현재지향적인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하나 생각해 볼 점이 바로 ‘시점 간 선택’에서의 시간할인 현상이다. 연금은 가입할 때와 나중에 연금을 받을 때가 시간적으로 상당히 떨어져 있다. 이를 가리켜 ‘시점 간 선택’이라고 한다.

시점 간 선택 상황에선 시간할인 현상이 생긴다. 즉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시점이 현재로부터 멀어질수록 사람들이 느끼는 가치가 감소하는 현상이다. 지금 당장 사과 1개와 30일 후 사과 2개 중에서 전자를 선택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현재지향적 성향과 시간할인 현상은 연금 마케터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한 연구는 연금 가입을 권할 때 소비자가 연금을 받을 때를 상상하게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연금을 받을 시점을 예측하게 할 때 ‘방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까운 미래부터 먼 미래까지를 시간 흐름에 따라 예측하는 게 ‘순향 예측’이고, 그 반대가 ‘역향 예측’이다.

이 연구는 역향 예측을 하게 하면 연금 가입 의도가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순향 예측을 하게 되면 가까운 미래를 그리 나쁘지 않게 생각하고 거기서 점차 더 미래로 나아가기 때문에 먼 미래를 장미빛으로 바라보는 낙관 편향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역향 예측에선 그런 낙관 편향이 생길 확률이 더 낮고, 그로 인해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져 연금 가입 의도가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연금 마케터가 역향 예측을 활용해 연금 가입을 유도한다면 현재지향 성향과 시간할인 현상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기존의 연금과 관련된 연구들은 주로 가입행동에 관한 것들이다. 정작 가입은 했지만 10명 중 9명은 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결과는 연금가입과 연금관리행동이 다르다는 것을 입증해준다. 왜 어떤 사람들은 연금관리에 적극적이지만 대부분은 관심이 없을까.

새로운 연구문제를 던져준 미래에셋대우 연금마케팅팀의 ‘내연내관’ 슬로건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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