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이어 시초가도 '대박'…80% 뛰어
나스닥 아닌 NSYE 직상장해 46억弗 조달

김 의장 "상장 자금은 혁신기술에 재투자"
“고객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 쿠팡을 통해 물건을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혁신적인 배송망을 구축했습니다.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이런 혁신을 지속하는 데 재투자할 계획입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맞춰 진행한 CNBC ‘스쿼크 박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은 2014년 중국 알리바바 기업공개(IPO) 이후 최대 규모다.

김 의장은 “예컨대 주말에 롤러 블레이드를 타러 가자는 자녀와의 약속을 까먹은 고객이 금요일 밤 자정 직전 쿠팡에서 롤러 블레이드를 주문하면 토요일 아침 7시에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며 “만약 주문이 잘못됐을 경우 재포장할 필요 없이 그냥 문 앞에서 쿠팡 배송기사에게 돌려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공짜 반품이 아니라 ‘스트레스 없는 반품’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했다.

CNBC 진행자가 ‘아마존과 도어대시 등을 합친 서비스 같다’고 추켜 세우자 김 의장은 “수백만 개의 물품을 수 시간 만에 배송할 수 있는 혁신 시스템을 구축한 게 쿠팡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인구 밀집지역이라 이런 서비스가 가능할 것 같지만 사실 시골 지역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아마존의 한국 진출 등 타사와의 경쟁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5300억달러 규모로 매우 크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초기 시장이란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여러 훌륭한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으나 우리 회사는 기술 투자 등 측면에서 독특하다”고 했다.

김 의장은 “1960년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9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세계 10위권 대국이 됐다”며 “한국인의 창의성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11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하는 모습. CNBC 캡처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11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하는 모습. CNBC 캡처

김 의장은 이날 오전 NYSE의 ‘빅 보드’(Big Board) 상장을 알리는 오프닝 벨 행사에 참석했다. 강한승·박대준 쿠팡 대표,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동행했다. 고객과 배송직원, 오픈마켓 셀러 등 쿠팡의 도전과 성장을 함께 해 온 이들도 온라인 화면으로 행사에 함께 했다.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증권거래소 건물은 쿠팡 로고와 함께 회사 상징인 ‘로켓’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쿠팡은 뉴욕증시에 ‘CPNG’라는 종목 코드로 상장됐다. 공모가는 희망가(32~34달러)를 상회하는 35달러로 책정됐다.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46억달러 규모다. 올해 뉴욕증시 IPO 중 최대라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쿠팡의 기업공개 대상 주식은 총 1억3000만 주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81.43% 높은 63.50달러를 기록했다. 기업 시장가치가 한때 1000억달러를 넘었다.

쿠팡 시장가치는 2018년만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투자했을 때만 해도 90억달러에 불과했다. 쿠팡의 최대 주주는 여전히 소프트뱅크로, 지분의 33.1%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은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들이 많은 나스닥 대신 NYSE 직상장을 선택했다. 이날 성공적인 기업 공개로 쿠팡은 세계에서 주목 받는 기술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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