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돈으로 분산투자 가능
"고가주 적고 행정 부담" 반대도
한 주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주식을 한 주 이하 단위로도 살 수 있도록 하는 ‘소수점 거래’를 허용해 달라는 주장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했다.

지난 4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소수점 주식거래 제도 도입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샐러리맨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청년’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소액으로 투자를 시작해 보려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소수점 거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제주’에 투자하려면 1주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진 게 많지 않은 서민은 투자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하루 만에 사전동의인 100명 기준을 넘겨 공개 검토 중이다.

현재 주식 거래 최소 단위는 1주다. 원하는 액수만큼 주식을 매매할 수 없고, 주식 가격에 맞춰 1주 단위로 사야 한다. LG화학을 사려면 최소 1주 가격인 90만4000원(5일 종가 기준)을 써야 한다. 소수점 매매는 이 거래 단위를 1주가 아니라 소수점 단위로 낮추는 방식이다. 9만4000원을 내고 LG화학 0.1주를 사는 것이다.

소수점 단위로 주식을 사면 적은 돈으로도 분산 투자가 가능하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1주 단위 거래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면 목돈이 필요하지만 소수점 매매가 시작되면 소액 투자자도 자산을 나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수점 거래 시행을 위해선 법적·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우선 1주마다 주어지는 의결권을 여러 사람이 쪼개서 공유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1주 단위로만 전자증권을 발행하는 예탁결제원 시스템도 개편해야 한다.

소수점 거래가 필요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 증시에 고가 주식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1주 가격이 가장 비싼 주식은 LG생활건강(149만5000원)이다. 100만원을 넘는 종목은 LG생활건강이 유일하고, 50만원을 넘는 종목도 9개에 그친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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