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 거래일을 맞은 증시가 직전 거래일의 급락을 일부 회복했지만 변동성은 여전했다. 올 들어 ‘역대급’ 매도세를 이어왔던 연기금이 매수세를 보이다가 순매도로 돌아선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이 신흥국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을 유발하고 있다며, 그간 시장을 주도해온 대형주들이 동력을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2일 코스피지수는 1.03% 오른 3043.8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분위기는 긍정적이었다. 3021포인트로 개장한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께 3096까지 오르며 3100 탈환의 기대감을 키웠다. 4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온 연기금이 150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증시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오후 들어 분위기가 뒤집혔다. 기관과 외국인 매수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연기금은 108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순매도 기록을 43거래일로 연장했다. 미국 나스닥 선물지수가 하락폭을 키우고,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부진한 여파였다. 그나마 이날 상하이종합지수가 1.21% 하락한 것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장은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개시와 부양책 통과 등 긍정적 요인이 부각된 덕분에 상승 마감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올 2월 이후 국내 증시가 변동성 확대와 함께 횡보장세에 진입한 점을 감안하면 연초와는 다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을 이어가고, 연기금이 주식 비중 축소를 위한 매도를 이어가면서 개인 외에는 시장을 끌어올릴 수급 주체가 실종됐다는 평가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올해 말까지 16조원대의 추가 매도 물량을 내놓아야 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매수 여력을 보여주는 투자자 예탁금은 2월 말 기준 63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보이던 연초(1월 12일 74조원)에 비해 10조원 이상 줄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인플레 압력으로 인해 신흥국에서 미국으로의 자금 이탈 가능성이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주도주는 외국인 매도 여력이 높은 대형주보다는 중형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3월 코스피지수밴드로 2850~3250포인트를 제시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