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시장조성 거래세 물릴 것"
기재부, 느닷없이 발표해 논란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들이 수행하는 시장조성 업무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시장조성 증권사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축소하면서다. 시장조성제도 후퇴는 결국 주식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주식시장에서 시장조성 업무를 수행 중인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2일 “이달 말까지만 시장조성 업무를 하고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추가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성제도는 투자자들의 원활한 거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거래소와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들이 매수·매도 양방향에 호가를 촘촘히 제시해주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1999년 파생시장에 처음 도입된 뒤 2005년 주식시장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증권사들의 시장조성을 돕기 위해 2016년부터 시장조성 거래에 증권거래세 면제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9일 입법예고한 조세특례제한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해 시장조성자 거래세 면제 혜택을 대폭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이거나 소속 시장별 거래 회전율이 상위 50% 이상인 종목은 거래세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기재부는 증권사들의 시장조성 행위 상당수가 이미 거래량이 풍부한 대형주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작년 12월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장조성 대상 659개 종목 중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은 107개(16.2%)였다. 시장조성 거래액에서 이들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91%에 달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와 거래소는 “시장조성 업무의 특수성을 간과한 결정”이라며 맞서고 있다. 통상 증권사들은 시장조성 업무를 통해 연간 10억~50억원 수준의 이익을 얻는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과 선물·옵션 등 헤지 수단이 풍부한 대형주 시장조성을 통해 얻는 이익으로 여건이 취약한 중소형주 시장조성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메우는 구조”라며 “민간기업인 증권사들이 시장조성 업무를 하려면 최소한의 인센티브는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일부 증권사는 이런 점을 들어 시장조성 업무에서 철수하는 쪽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형주/최예린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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