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구글·애플 앱 장터의 실시간 인기순위에서 수시로 1·2위를 나란히 꿰차는 두 앱이 있다. 암호화폐(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다. 업비트로 코인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이곳에서 거래하려면 반드시 케이뱅크에서 개설한 계좌를 갖고 있어야 한다. 강유경 업비트 부장은 “지난 주말(20~21일)에는 이틀 내내 1위를 지키기도 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투자에 입문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했다.
암호화폐거래소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26일 시장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국내 양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앱 이용자 수와 체류 시간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주(2월 셋째주) 업비트 앱의 주간 이용자는 135만7956명으로, 석 달 전(11월 셋째주) 41만8404명보다 225% 급증했다. 빗썸의 주간 이용자도 같은 기간 30만1173명에서 75만6969명으로 151%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두 앱의 중복 설치를 감안하더라도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만은 확실하다”고 했다.
암호화폐 거래를 주도하는 세대는 20대다. 빗썸 회원의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20대가 32.9%로 가장 많고 30대 29.1%, 40대 21.5%, 50대 12.1%, 60대 이상 4.4% 등의 순이다. 인터넷 투자 카페에서는 대학생, 심지어 군인까지도 암호화폐에 뛰어든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이용자가 거래소 앱을 켜놓는 시간은 ‘매일 100만 시간’에 육박하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을 합산한 하루평균 이용시간은 11월 셋째주 24만7860시간이던 것이 2월 셋째주에는 98만4523시간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값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탔지만, 국내에선 한동안 투자 열기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2018년 초 ‘코인 광풍’ 당시 쓴맛을 본 기억이 있는 개인들이 대부분 관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주식·부동산 열기가 워낙 거셌던 탓에 비트코인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측면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가격이 3년 전의 최고가 기록(2500만원대)을 깨고 연일 치솟자 분위기가 차츰 달라졌다. 지난달 빗썸의 신규 회원은 1년 전보다 765% 급증했다. 묵혀둔 계좌를 다시 꺼내 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많다. 업계 4위 거래소 코빗에서 회원 요청으로 복구된 휴면계좌는 지난해 12월 10.3%, 올 1월에는 57.9% 늘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주식으로 고수익을 맛본 이들이 증시가 조정장에 접어들자 코인으로 옮겨타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분위기가 3년 전과 같은 ‘이상 과열’인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시장의 과열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는 ‘김치 프리미엄’이다. 한국 시세가 해외 시세보다 몇% 비싼지를 뜻한다. 이날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은 3% 수준. 코인 광풍이 절정에 달한 2018년 1월 50%를 넘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차분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3년 전엔 비트코인만 치솟았지만 지금은 풍부해진 유동성(자금 공급)으로 주식,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이 고공행진하는 점이 결정적 차이”라고 했다.
비트코인 열풍이 뜨거워질수록 각국 경제수장의 ‘견제구’는 강력해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등은 “비트코인은 내재가치가 없는 투기적 자산”이라는 취지의 경고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암호화폐를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정부 기조는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네티즌이 이번주 한경닷컴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기사는 3월 1일자 <비트코인이 화폐 대체?…8년前 ‘한국 1호 결제상점’ 가보니>였다.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오프라인 상점들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봤다.2009년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후 일상에서 쓸 수 있는 화폐로 도입하려는 실험이 국내외에서 이어졌지만 대다수 상점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하루에도 값이 1000만원 넘게 오르내리는 ‘변동성 끝판왕’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은 업계에서도 폐기한 지 오래다. ‘한국 1호 비트코인 결제처’였던 인천 파리바게뜨는 여전히 영업 중이지만 더 이상 비트코인을 받지 않는다. 네티즌은 ‘가격이 안정화될 때까지는 화폐로 쓸 수 없다’ ‘닷컴버블이 생각난다’ ‘결제 수단에 적합한 건 이더리움’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가장 많이 본 기사 2위는 2월 26일자 <“백화점 같지 않은 백화점…‘더현대서울’ 가서 쉬고 오자”>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여의도에 문을 연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 더현대서울은 전체 영업면적의 49%가 휴식 공간이다.이번주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공유한 기사는 3월 3일자 <“이사 가야 하는데 안 팔려요”…초조한 서울 집주인들>이었다. 아파트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서울 지역의 거래량이 줄고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이창근 한경닷컴 기자 slowseoul@hankyung.com
5일 오후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5천400만원대로 하락했다.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1비트코인은 5천465만6천원이다.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전날 밤 한때 5천700만원대에 거래됐으나 계속해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같은 시간 다른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1비트코인은 5천479만4천원에 거래됐다.가상화폐는 주식시장과 달리 거래소 단위로 거래가 이뤄져 같은 종류라도 거래소별로 거래 가격이 다소 다르다./연합뉴스
"인플레 압력이 있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이 미국 금융 시장은 물론 대표적인 암호화폐(가상화폐)인 비트코인도 급락했다.5일 오전 7시30분 현재(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앱에서 24시간 전부터 5.30% 급락한 4만807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오전 5시께 비트코인은 4만7000달러때까지 밀리기도 했다.전날 비트코인은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5만달러 선을 돌파하며 2주만에 5만2000달러대까지 올랐으나 하루 만에 다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전날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이 5만달러를 돌파하며 추가 랠리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달 22일 5만80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이달 1일 4만3000달대까지 내려갔다. 이후 비트코인은 5만 달러선을 두고 매수세와 매도세가 서로 공방을 벌였다.5만달러를 회복했음에도 다시 급락한 건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지만 일시적이다. 우리는 인내할 것"이라고 했지만, 시장 불안을 떨쳐네는 데 실패했다.파월 의장은 또한 미국인들이 직장에 복귀할 때까지 연준은 통화 확대와 저금리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오르는 시장금리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채권매입 규모를 늘리거나 매입자산 종류에 변화를 주는 등 채권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이에 따라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4일(현지시간) 다우 지수는 전장 대비 346.54포인트(1.11%) 내린 3만923.55로 마감했다.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51.15포인트(1.34%) 하락한 3758.63을, 나스닥 지수는 274.28포인트(2.11%) 밀린 1만2723.47을 각각 나타냈다. 특히 나스닥은 2% 이상 급락했다.아서 호건 내셔널 증권 시장전략가는 “시장이 위험 신호를 보이면 투자자들은 자산을 팔아치운다"며 "그것이 비트코인이든 주식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