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8.22%나 급락해 주당 532.30달러에 마감했다.


실적 호조에도 주가가 폭락한 건 세가지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첫 번째로 세계 반도체 부족 현상이 부정적 영향을 줬다. 세계 최대의 팹리스(생산설비가 없는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중 하나인 엔비디아는 TSMC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반도체 생산 전문 회사) 업체에 반도체를 맡겨 생산해왔다.
그런데 최근 경기 회복을 앞두고 반도체 생산 주문이 폭주하면서 자동차 등 산업군 전체에 공급난이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반도체 공급 제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GPU 생산을 늘리고 있지만 이번 분기가 끝날 때까지 재고가 저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엔비디아는 이날 GPU가 가상화폐 채굴용으로 쓰이는 걸 막기위해 그래픽카드에 대해 기술적 제한을 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게임용 품귀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엔비디아는 지난 2018년 비트코인이 2만달러에 육박할 때 판매가 급증했지만 이후 비트코인 값 폭락과 함께 중고가 범람해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엔비디아의 이런 조치는 투자자들의 가상화폐 관련 매출 확대 기대를 낮췄다. CNBC는 "엔비디아의 CEO가 가상화폐 관련 사업 잠재력을 낮춰 언급하면서 주가가 내렸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상화폐의 경우 이번에 엔비디아에게 문제가 덜 될 수도 있지만 반도체 공급 제약, 그리고 ARM 인수 과정의 지연은 엔비디아가 단기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문제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