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이 톤(t)당 9000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14% 오르며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원자재 슈퍼사이클에 대한 전망은 아직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금융위기 이후 구리 가격이 급등했을 때 중국은 역사상 가장 급격하게 건설 규모를 확대했다. 그때와 비슷한 규모의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희박하다. 중국 경기 회복세는 지난해 중국 내 코로나19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회복됐기 때문이다. 중국 내 M2 통화 공급량은 지난해 미국 유로존 영국 일본보다 천천히 증가했다. 정부는 주요 부동산 기업과 가계의 '레버리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을 위한 부채 주도 성장은 정부 차원에서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팬데믹 이전에 기대했던 것과 같은 인프라 투자도 이뤄질 확률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리의 경우 장기적으로 강세가 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전기 및 수소차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유는 지금의 구리 가격이 팬데믹 이전보다 45%나 상승한 이유를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탈석탄화된 미래에 대한 기대가 그 정도로 강력하다기엔 탈석탄 시대에 환영받지 못하는 원유 가격이 함께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단기 미스매치로 가격 급등을 설명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WSJ은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페루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이 이어지면서 구리 공급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급 불일치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구리와 니켈, 아연 가격이 강세는 단기간 수급 불균형과 '핫머니 유입'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만약 이 분석이 맞다면, 투자자들은 이처럼 빠르게 급등한 원자재 가격은 투기적 자금이 증발되고 나면 그만큼 빨리 꺾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WSJ은 설명했다. 지금의 가격 급등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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