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올해 말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3700으로 제시했다. 종전의 전망치인 3200보다 500포인트 높였다.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세를 감안할 때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란 게 주요 근거다.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못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티머시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가는 23일 보고서를 통해 “한국 내 경기순환주와 4차 산업혁명 관련주 비중을 확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다”며 “실적 증가율 전망치와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을 시장 전망치(54%)보다 5%포인트 높은 59%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경기 성장 기대를 반영해 유가증권시장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상향 조정했다”며 “반도체·자유소비재·소재 등 경기민감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비중이 높아진 것 또한 EPS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고점 수준으로 올라왔지만 저금리를 고려했을 때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디지털 경제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논리에 근거해 유가증권시장의 목표 PER을 기존 12.5배에서 13.1배로 올려잡았다.

공매도 재개는 시장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09년과 2011년 공매도 재개 사례를 보면 초기에 잠깐 약세를 보였을 뿐 결국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펀더멘털이 뒷받침된다면 시장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한국 시장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에서 상승할 때 다른 시장보다 더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국면에서는 화학·기술·하드웨어·반도체·금융주가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