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부양법 처리 주목..."최소 1.5조달러"
주목 받는 파월의 입...23일부터 의회 증언
존슨앤드존슨은 백신 긴급 승인 받을 듯
홈디포·엔비디아·니콜라 등 실적 '주목'
'파죽지세' 비트코인, 6만달러 돌파 시도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뉴욕증시가 주춤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뉴욕 월스트리트의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뉴욕=조재길 특파원
지난주 금요일 마감한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1.34%로, 작년 2월 28일(1.38%) 이후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8월 4일 연 0.52%로 바닥을 찍었다가 올해 1월 6일 1%대를 돌파했고 이달 들어 상승 속도가 가팔라졌습니다. 지난주 뉴욕증시가 주춤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채권값 하락에 따른 금리 상승은 당초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도하고,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됩니다.
매사추세츠주 투자자문사인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래드 맥밀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시장은 전염병이 점차 통제되고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점을 주시해 왔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 등) 그 이후를 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국채 금리 상승이 부정적인 요인에서 기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가 급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최근의 국채 금리 상승은 경기 회복 기대와 함께 슈퍼 부양책에 따른 정부 지출 확대 전망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미 국채 10년물은 연내 1.5~2.0%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데, 얼마나 빨리 또 예상 범주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느냐가 증시 향방을 가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다음은 이번주에 예의주시해야 할 일정 및 예상 이벤트입니다.
- 미 국채 장기물의 상승 속도(단기 급등하면 증시에 부정적)
- 경기 부양책의 규모 및 법안 진전 상황
-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의회 증언(23일 상원, 24일 하원)
-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긴급 사용승인 여부
-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증감(25일 개장 전)
- 개인소득·소비지출(1월 기준) 동향(26일 개장 전)
- 홈디포 엔비디아 니콜라 세일즈포스 등의 분기 실적

미국의 500대 대표 기업 주가를 지수화한 S&P 500 지수는 지난 19일 소폭 약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이날 장중 연 1.363%까지 뛰면서 부담을 줬습니다. 10년물은 연 1.34%로 마감했습니다. 특히 저금리 수혜를 많이 본 것으로 평가되는 기술주 업종이 0.15% 하락했습니다. 반면 금융주는 1.16% 올랐습니다.
개별 종목 중에선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예상을 뛰어넘는 2021회계연도 1분기(2020년 11월~2021년 1월) 실적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하룻동안 5.32% 상승했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농기계 제조업체 디어 주가도 9.91% 급등했습니다.
부양책 기대가 지속됐지만 추가적인 강력한 재료가 없는 가운데, 국채 금리 상승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키란 가네시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전략가는 “국채 금리가 오르면 증시 투자 자금 중 일부가 채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주에 소폭 약세를 보였다.
스파르탄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증시가 일종의 피로감에 젖어 있다”며 “하지만 완전히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최근 20 안팎에서 안정세를 되찾았다.
연 1.3% 수준인 현재 금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선언(작년 3월11일) 전이던 작년 2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1년 전 수준을 회복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
경기가 회복하면 국채 금리가 오르는 건 당연합니다. 문제는 단기간 가파르게 오르는 겁니다. 기업이나 가계가 충분히 준비할 시간 없이 충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10년물 수익률은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됩니다.
또 Fed엔 조기 테이퍼링을 시행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트 호건 내셔널 증권 수석 시장전략가는 “국채 금리가 일직선으로 오르면 증시에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파월은 그동안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돼야 하며, 일시적인 물가 상승은 용인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왔습니다. 일각에선 “국채 금리가 더 뛸 경우 장기채권 매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식의 추가 완화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슈퍼 부양책이 인플레·금리상승 유도하나 [조재길의 뉴욕증시 전망대]](https://img.hankyung.com/photo/202102/01.25453639.1.jpg)
다음은 이번주에 예정된 Fed 관련 인사들의 일정입니다.
- 22일(월) 미셸 보우먼 Fed 이사 연설
- 23일(화) 제롬 파월 Fed 의장 상원 증언
- 24일(수) 파월 의장 하원 증언 /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 /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 연설
- 25일(목) 랜들 퀄스 Fed 부의장 /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
부양책 규모가 중요한데, 최소 1조5000억달러에서 최대 1조9000억달러가 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오른쪽) 등과 이달 초 백악관에서 경기 부양책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번 부양책엔 시간당 7.2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오는 6월 9.50달러로, 또 2025년까지 15달러로 높이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동률을 이루고 있어, 민주당에서 이탈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할 경우 공화당 쪽 동조자가 나오지 않는 한 부양책을 시행하기 어렵습니다.

2월 들어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미국의 코로나 일일 사망자 수 추이. 월도미터 제공
J&J 백신은 예방 효과가 평균 66%로, 화이자나 모더나보다는 낮지만 한 번만 접종하면 항체를 만들 수 있는데다 실온 상태에서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 체인저’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회사 측은 지난달 말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하면서 2월 말에 승인이 떨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또 화이자는 현재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자사 백신의 저장 온도를 상향 조정해줄 것을 FDA에 요청했습니다. FDA가 이를 승인하면 화이자 백신의 유통도 더 수월해지게 됩니다.

작년 말부터 급등하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 21일(현지시간) 개당 5만8000달러도 돌파했다. 코인데스크 제공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 속에서, 암호화폐가 달러의 대체 투자처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테슬라와 BNY멜론, 마스터카드, 모건스탠리 등 다양한 기업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거나 관련 사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뒤 가격 상승세에 불이 붙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의 규제 여부가 조금씩 주목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암호화폐가 북한 등의 불법 금융 거래에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암호화폐에 더 많은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전망에 대해 이견이 큽니다.
헤지펀드인 스카이브리지 캐피탈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창립자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훨씬 크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이 연내 1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암호화폐는 본질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고, 어떤 것도 생산하지 못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월요일인 22일엔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SNS)인 클럽하우스 관련주로 꼽혔던 아고라가 성적표를 내놓습니다. 클럽하우스는 음성 버전의 트위터라고 볼 수 있는데, 아고라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고라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구축하는 기업입니다.

최근 겨울 폭풍이 닥친 후 도시가 마비되다시피 하면서 미국 뉴욕 맨해튼의 거리에 생활 쓰레기가 쌓여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수소전기차 기업인 니콜라와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 백신업체 모더나, 에어비앤비, 베스트바이, 비욘드미트 등이 공시합니다. 앞서 23일엔 내수 업체인 홈디포와 메이시스, 24일엔 세계 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가 실적을 공개합니다.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인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 22일(월) 아고라 쿠퍼타이어 유니시스 허츠 로열캐리비언 HSBC
- 23일(화) 홈디포 메이시스 크록스 스퀘어 CBRE 맥아피
- 24일(수) 엔비디아 로위스 웨이보 비아콤
- 25일(목) 니콜라 세일즈포스 모더나 에어비앤비 도어대시 베스트바이 HP 델 AMC엔터테인먼트 비욘드미트 웨이페어 쉐이크쉑 로손 ADT 도미노피자 솔라윈드 카바나
- 26일(금) 드래프트킹스 풋락커 시네마크
- 27일(토) 버크셔해서웨이
지표들이 양호하게 나올 경우 실물경기 반등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역으로 인플레이션이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월가 투자회사 QMA의 에드 컨 최고투자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대다수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여전히 저조한 미국의 물가 상승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6.0%로, 모건스탠리는 7.5%로 각각 상향 조정했습니다.

작년 급등락을 반복했던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감률. 올 1분기엔 직전 분기보다 좀 더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다음은 이번주에 눈여겨봐야 할 주요 경제 지표입니다.
- 23일(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2월)
- 25일(목)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지난주) / 작년 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 내구재 수주(1월)
- 26일(금) 개인소득·소비지출(1월) / 코어 인플레이션(1월) / 상품수지(1월) /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2월) /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2월)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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