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우드가 이끄는 미국 아크자산운용의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아크자산운용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크자산운용이 투자한 성장기업들 주가에 거품이 꼈다는 의견과 함께 증시 하락 시 아크발 매도물량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아크자산운용의 질주가 걱정된다면 ‘고리타분’한 ETF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캐시우드와 고리타분 ETF’라는 보고서에서 배당귀족(25년 이상 연속으로 배당액을 늘려온 종목) ETF와 저변동 ETF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조언했다. 아크의 ETF로 투자자금이 집중되고 있지만 일부 성장기업 위주로 투자해 온 아크가 하락장에서 매도물량을 내놓으면 주식시장의 낙폭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크자산운용은 생명공학기업 컴퓨젠(CGEN), 3D프린터 제조업체 스트라타시스(SSYS), 미국 의료기기업체 오가노보(ONVO) 등 25개 성장기업에서 1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
신 연구원은 주식시장 과열 논란과 향후 기대수익률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는 고리타분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1990년 이후 나타난 370번의 조정기에서 배당귀족주와 저변동주는 대부분 조정폭이 10% 미만이었다”며 “이 주식들은 코로나19 이후 반등장에서 S&P500지수 대비 수익률이 낮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초과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배당귀족주와 저변동주는 하락장을 잘 버틸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초과수익의 원천이 된다는 논리다.
그가 추천한 배당귀족 ETF로는 SPDR S&P Dividend ETF(SDY)와 ProShares S&P 500 Aristocrats(NOBL)가 있다. 석유화학회사 엑슨모빌(XOM), 연방 부동산 투자 신탁(FRT), 통신회사 AT&T(T) 등 고배당주를 편입한다. 저변동성 ETF로는 iShares Edge MSCI Min Vol USA ETF(USMV), iShares Edge MSCI Min Vol EAFE ETF(EFAV)가 추천 목록에 올랐다. USMV는 마이크로소프트(MSFT), 존슨앤존슨(JNJ) 등 대형주를, EFAV는 덴마크 제약 회사 노보노디스크(NOVO-B), 의료기기업체 콜로플라스트(COLO-B), 스위스 제약사 로슈(ROG) 등을 담고 있다.
수익률은 부진하다. 19일 기준 SDY(5.14%)와 NOBL(1.85%)은 올들어 한 자리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EFAV(0.34%)와 USMV(-1.12%)는 보합권에 머물러있다. 신 연구원은 “주식시장 과열 지표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당장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주식시장에 나타난 신호를 되짚어보고 대응 가능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져 제조업을 다시 본국으로 들여오는 ‘리쇼어링’(Reshoring)도 피할 수 없다. 리쇼어링으로 기업의 비용이 늘어나면 시중에 풀리는 돈이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분석이다.21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프랑스 자산운용사인 티쿠허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Tikehau Investment Management)의 토마스 프리드버거의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위안화의 사용을 늘리기 위해 움직이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도 심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티쿠허는 345억달러(약 38조2536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그는 코로나에서 회복하기 위해 기업들이 투입해야 하는 비용도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코로나 기간 중 정부 규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들이 활동을 재개하려면 해외에 내보냈던 제조업을 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리쇼어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귀금속, 부동산,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그는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도 수익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프리드버거 CEO는 “2020년은 글로벌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줬다”며 “코로나와 같이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닥치면 세계 경제 시스템의 모든 분야가 쉽게 무너진다”고 말했다. 지금보다 지속 가능한 형태의 성장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채에 덜 의존하는 기업, 비용이 증가하고 이윤이 줄어들어도 잘 버틸 수 있는 기업 형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코로나가 바꿔놓은 세계 시장에서도 미국과 중국이 계속해서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에서 조 바이든 체제로 바뀌어도 갈등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역 격차를 좁히고 미국 제품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중국 제품에 무거운 관세를 부과했다.프리드버거 CEO는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에 그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면 위로 드러난 미중 갈등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실제로는 더 깊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도 미중 갈등의 원인 중 하나다. 중국은 위안화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와중에 미국은 코로나로 타격을 받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하는 상황이다.프리드버거는 “중국의 위안화가 미국 달러의 기축 통화 입지를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달러화에 압력이 가해지면 미국의 인플레이션도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거의 없던 지난 10년 동안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건강한 수준’의 가격 상승을 유도했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ed)은 인플레이션이 2%를 넘어서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드버거는 “인플레이션이 오더라도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에 왔던 것과는 다를 것”이라며 “소비력이 늘고 경제가 성장하는 데서 인플레이션이 비롯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플레이션 상황이 오면 자산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물 자산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피하기 좋은 수단”이라며 “투자금을 금방 회수할 수 있고 고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자산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에서는 이윤이 줄어들어도 버틸 수 있는 성장성을 가진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 정책에서 ‘전략적’으로 여겨지지는 산업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요구로 인해 해외 공장을 철수하고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인건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엣시(ETSY)는 핸드메이드 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운영기업이다. 2020년 3분기말 기준 6960만명의 구매자와 369만명의 판매자를 양방향으로 연결했다. 마켓플레이스 참여자는 대부분 개인 혹은 영세사업자인 C2C 모델이다. 2020년 9월 S&P500지수에 신규 편입됐다. 인테리어 소품, 악세서리, 파티용품 등 8000만개의 아이템이 거래되고 있으며, 개인맞춤형 제작상품도 상당수다. 2019년 8월에는 리버브(Reverb)라는 악기 거래 플랫폼을 인수해 영역을 확장했다. 핵심 운영지역은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호주, 프랑스 6개국이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며 2020년 이커머스 시장은 호황을 맞이했다. 엣시도 4월을 기점으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며 구매자 유입이 가팔라졌다. 이후 구매품목은 여러 카테고리로 다변화됐고, 전반적인 구매빈도 역시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2020년 1~9월 총거래액(GMS)은 67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했다. 마스크를 제외한 GMS는 2분기와 3분기 각각 전년동기 대비 93%씩 증가했다. 미국 통계청이 제시한 2분기 이커머스 벤치마크 성장률인 45%를 크게 웃돌며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엣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엣시는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독자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다. 개인 창작자들이 직접 상품을 제작해 판매를 하기 때문에 아마존, 이베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상품이 많다. 그리고 구매자들은 이러한 상품이 지닌 ‘특별함’을 소비하기 위해 방문하기 때문이다. 엣시는 핵심 운영지역 온라인 ‘특별 상품’ 소비시장 규모를 1000억달러로 추산한다. 2019년 GMS를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은 아직 5%에 불과하다. 관련 상품 카테고리 온오프라인 소비시장 전체로 확대하면 규모는 1조7000억달러까지 커진다. 이 관점에서 볼 때 엣시는 아직 성장 초기 단계로 장기적인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 엣시는 현재 제공 중인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요 전략으로는 1) 상품 검색 및 발견 기능 강화 2) 브랜드 마케팅 확대 3) 판매자 지원 서비스 확장 등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구매전환율과 재구매율 개선, 신규 구매자 유입, take rate(GMS 대비 매출액 비중) 상승을 노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성장전략이 대부분 2020년 들어 처음 도입됐다는 점이다. 축적된 노하우와 풍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경쟁력 강화는 이제 시작이다. 아직 결과를 논의하기에는 이르지만 초반부터 유의미한 지표 개선이 나타나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이처럼 거대한 시장을 여실히 장악해 나가고 있는 엣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정유주가 최대 54%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송 시장이 살아나고 이들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현금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석유와 가스 수요가 급감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하반기 이 부문에서 '강력한'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기대했다. 미켈레 델라비나 골드만삭스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유가 상승과 마진 개선, 원가 절감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면서 유럽 메이저 기업들의 수익 개선 사이클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영국 석유회사 BP(BP)를 톱픽으로 꼽았다. 앞으로 54%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BP가 가장 강력한 신규 원유 및 가스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한 원가 절감 노력과 탈석탁화 전략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스페인 회사 렙솔(REP)에 대해서는 "유럽 내에서 가장 탄력있는 다운스트림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는데다 현금 수익 창출 능력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렙솔의 상승 여력은 18%로 제시했다. "토탈(TOTF)은 구조적 산업의 승자"라고 설명했다. '강력한'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올해 7.7% 배당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했다. 상승 여력은 26%로 계산했다. 네덜란드 기업 쉘(RDS)은 잉여 현금흐름 수익률이 12%로 앞서 언급한 다른 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기업의 탈탄소 전략이 좋은데다, 배당금도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A주(배당에 대한 네덜란드 과세 대상)의 상승 여력은 23%, B주(과세 대상 아님)는 30%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기업 ENI(ENI)를 소개했다. "탐사 성공 및 강력한 파이프라인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선보이는 산업 구조로 전환이 기대된다"는 이유였다. 상승 여력은 15%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유럽 대형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이동 및 운송이 재개되고 원유 수요가 살아나면 상당 부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러 기업 중에서도 BP와 렙솔의 영업이익이 운송 수요에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가 급락이 오히려 정유사들이 '저탄소, 고효율의 미래로' 사업 구조를 재편할 기회를 줬다고 골드만삭스는 분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