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연초 수익률 분석

에셋플러스 47개 펀드 평균 18%
코스피 지수 9% 대비 2배 높아
선장 바꾼 한국밸류, 13%로 2위
수익률 꼴찌 신영, 9위로 '점프'
에셋플러스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가치 투자를 표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수익률 상위권에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작년 한 해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로 대표되는 성장주가 독주하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이들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가치투자의 시간이 돌아왔다’는 평가와 ‘시장에 등 떠밀려 가치투자의 개념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가치투자 부활하나…올해 수익률 선두

17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주식형 펀드 부문(설정액 1000억원 이상)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운용사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두 달이 채 안 되는 시기지만 코스피지수 상승률(9.06%)의 두 배가 넘는 수익률(19.40%)을 달성했다. 자산운용사 전체 평균 수익률(10.11%)도 훌쩍 넘어섰다. 에셋플러스는 ‘1세대 가치투자자’로 알려진 강방천 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평소 “좋은 주식을 골라 오래 함께하라”고 설파해온 인물이다. 1년 수익률(58.59%)도 같은 기간 가장 높다. 강 회장은 “특정 종목을 가치주로 분류할 때 재무제표 등의 정량적 측면뿐 아니라 기업 성장성 같은 정성적인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치주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는 카카오, 현대모비스를 주로 담고 있다.

작년 한 해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올해 에셋플러스에 이어 2위(13.62%)로 올라섰다. 지난해 성적표는 부진했다. 선두권 운용사들이 5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한국밸류의 수익률은 20% 수준에 그쳤다. 강 회장과 함께 가치투자 대가로 불려온 이채원 대표는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작년 말 회사를 떠났다. 후임자로 발탁된 이석로 대표는 회사 체질을 바꿔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가치투자라는 큰 원칙은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가치주에 대한 정의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최근 시장상황에 맞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게 된 이유 역시 오랜 기간 투자해온 가치주를 정리하고 자동차 관련주를 새롭게 담은 덕분이다. 이 대표는 “대형주냐 중소형주냐 하는 구분보다 향후 10년 뒤 예상되는 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는지 여부가 가치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수익률 꼴찌였던 신영자산운용도 올 들어 9위(10.92%)까지 올라섰다. 신영은 지난 1년 새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가며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운용 규모가 줄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을 정리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국내 대표 가치투자자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힘든 시기를 지나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허 대표는 “저평가된 주식에 장기 투자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펀드는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장기수익률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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