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몰리는 ESG 투자…"이런 주식을 선점하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기록적 수준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관련 주식들이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가는 기술주와 유통, 헬스케어주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ESG 펀드에 유입된 글로벌 자금은 1조7000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29% 증가했다. 특히 4분기에는 전년동기보다 88% 증가한 1523억 달러의 기록적 자금이 유입됐다.
뭉칫돈 몰리는 ESG 투자…"이런 주식을 선점하라"
ESG 펀드는 투자를 결정할 때 재무적 요소와 함께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을 고려하는 펀드를 뜻한다. 지난해 1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최고경영자)가 투자할 때 ESG 요소를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힌 뒤 관심이 커졌다. 특히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는 조 바이든 민주당 행정부가 미국에서 등장하면서 ESG는 세계적 트렌드가 됐다.

ESG 펀드들은 투자 대상을 고를 때 전문 평가사들이 매기는‘ESG 등급’을 참고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모두가 인정하는 표준은 없는 실정이다.

CNBC는 월가 금융사들이 추천하는 ESG 관련 기업들을 뽑아 나열했다.

골드만삭스는 온실가스 배출량, 탄력 업무 정책, 폐기물 재활용, 다양성 목표, 공급망 내 노동력 관리 등 73개 요인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ESG 기업 등급을 매기고 있다. 통신서비스 업종에서는 광고회사인 인터퍼블릭(IPG), 자동차 부품에선 보그워너(BWA)가 1위를 차지했다. 식품 회사에선 제너럴밀스(GIS), 에너지에선 필립스66(PSX)가 추천됐다. 또 금융 부문에선 프린시펄파이낸셜(PFG), 헬스케어에서는 시그나(CI)가 최고의 선택으로 꼽혔다. 산업재에선 로크웰오토메이션(ROK), 기술주 중에선 엔비디아(NVDA)가 선택됐다. 재료 업종에선 포장재 회사인 볼코퍼레이션(BLL), 부동산 업종에선 리전시센터(REG)가 꼽혔다. 유틸리티에선 넥스트라에너지(NEE)가 1위를 차지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골라낸 ESG 점수가 높은 주식은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과 화학회사 린드(LIN), 수자원 기업인 자일럼(XYL) 등이다. 이 은행은 리피니티브의 ESG 등급을 사용해 이들을 추려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또 일곱 곳의 다른 주식도 추가로 추천했다. 타겟(TGT), 월마트(WMT), 로우스(LOW)와 캘빈클라인 등 의류 브랜드 회사 PVH(PVH), 생명과학 회사 래보라토리코퍼레이션(LH), 난방장비 회사인 트레인테크놀로지스(TT), 데이터센터에 집중 투자하는 부동산 투자신탁인 디지털 리얼티(DLR) 등이다. 통상적인 ESG 펀드의 투자 우선 순위에 들지는 않지만 크레디트스위스가 자체적 기준에 따라 뽑은 ESG에 앞선 회사들이다. 이들은 안정적인 현금흐름 투자수익률을 내고 있기도 하다.

웰스파고는 파리협정에 서명한 대부분의 국가가 아직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들 국가에 속한 기업들은 유럽연합(EU)으로부터 탄소세 부과 등 엄격한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런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기업을 골라낸 것이다. 여기엔 식품 회사인 다농(BN.PA)과 제너럴밀스(GIS), 몬델레즈(MDLZ), 허쉬(HSY), 노마드푸드(NOMD) 등이 포함됐다.

모건스탠리는 헬스케어 기업인 필립스(PHIA.AS)와 평가회사 뷰로베리타스(BVI.PA)를 추천했다. 모건스탠리의 지속가능성 부문 글로벌 헤드인 제시카 알스포드는 "항공기 배출 인증부터 공장 효율성 검사에 이르기 까지 뷰로베리타스는 지속가능성 인증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또 필립스에 대해선 "원격의료 서비스를 통해 삶을 개선하고 의료 서비스를 저렴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