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반도체株…"상승세 이제부터 시작"[분석+]
반도체주가 다시 뛰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쇼티지) 현상이 일어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드러내면서다. 반도체 상승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공급 부족 해소 기대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반도체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7.87% 올랐다. 반도체지수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한 34개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KRX반도체지수는 전날 대비 49.93포인트(1.31%) 오른 3871.93을 기록 중이다.

KRX반도체지수는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로 연초부터 지난달 20일까지 13%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면서 주춤했다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예고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젠 사카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공급망의 잠재적 병목지대를 찾고 있다"며 "업계 핵심 이해당사자들, 무역협력국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주 8% 뛰었다.

반도체 부족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이 있다. 코로나19로 차량 판매가 줄어드는 반면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자 반도체 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PC·스마트폰용으로 전환했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차량 생산량이 늘어나자 문제가 불거졌다.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 공장 가동을 중단할 정도의 반도체 공급 부족이 극심해졌고, 결국 미국 정부가 나선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반도체 공급 부족을 위한 행정명령에는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미국의 중국 블랙리스트 부과 기업 관련 제재 해제 등이 포함 될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D램 가격 상승세 지금부터

국내 반도체 업계가 우위를 보이는 D램 가격 인상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D램은 통상 1분기가 비수기로 가격 상승세가 적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미국의 중국 화웨이 제재 여파 등으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가정 내 활동이 늘어난 소비자들이 노트북을 포함한 PC와 TV를 사들이면서 D램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암호화폐 가격 상승에 따른 GPU의 강한 수요도 한 몫했다. 중국시장 내 화웨이 공백을 차지하기 위해 스마트폰 업체 간 경쟁도 전 세계 반도체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D램 평균 가격이 전분기 대비 5%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급 부족이 심한 그래픽 D램의 가격은 10% 이상 뛸 수도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이 부족한 특수 D램(그래픽) 가격이 크게 상승 전망할 것으로 보인다"며 "D램 가격 상승은 결국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