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너무 많다"…캐시 우드 펀드에 우려 쏟아지는 이유
캐시 우드의 아크(Ark) 펀드에 막대한 뭉칫돈이 몰려들면서 '크기'로 인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 대상인 파괴적 혁신 기업의 경우 크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게 많아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드의 아크 펀드에는 지난 1월 약 82억 달러에 이어 2월에도 벌써 70억 달러 가까이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아크인베스트먼트의 5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자산은 580억 달러로 폭증했다.
"돈이 너무 많다"…캐시 우드 펀드에 우려 쏟아지는 이유
블룸버그는 "'너무 많은 돈'은 월스트리트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표현이 아니지만 아크와 같은 테마 펀드에겐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드의 펀드들은 유전공학, 로봇공학 등 미래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데 최근 자금 유입으로 매수 규모를 확대하자 벌써 24개 기업에서 지분이 10%를 넘었다. 여기에는 인비테(Invitae Corp), 세루스(Cerus Corp) 등이 포함된다.
"돈이 너무 많다"…캐시 우드 펀드에 우려 쏟아지는 이유
무어스앤드캐봇의 제임스 필로우 이사는 "너무 많은 돈이 너무 적은 분야에 유입될 때는 위험이 생긴다"고 말했다.

삭소뱅크의 피터 간리 애널리스트는 두 종류의 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첫 번째는 시장에 대한 아크의 잠재적인 영향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지난 한 해 동안 아크 펀드로의 엄청난 자금 유입은 바이오 붐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 거꾸로 자산이 유출되기 시작하면 섹터를 급속히 약화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시장에서 아크 펀드에 압력을 가하는 경우다. 아크의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의 주가가 급락할 경우 아크의 추가 매도를 촉발시킬 수 있으며, 아크측의 비중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이 추가 매도를 부르는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990년대 야누스 트웬티 뮤추얼 펀드도 소규모 성장주에 투자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10년간 수익률이 500%를 넘었고 자산은 380억 달러 규모로 커졌다. 하지만 2002년 닷컴 버블이 붕괴되면서 50%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그리고 투자자들은 다른 펀드로 떠났다.

이 펀드를 관리하던 스콧 슈월즐은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아마도 그녀(우드)는 '크기' 문제를 어떻게 헤처나갈 지 방법을 알아내야할 것"이라며 "펀드의 '크기'가 그녀의 적이 되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는 최근 웨비나에서 "아크 펀드가 매수하는 주식이 빠르게 늘어나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또 기업공개(IPO) 및 특수목적인수회사(SPAC)의 증가로 더 많은 선택지가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돈이 너무 많다"…캐시 우드 펀드에 우려 쏟아지는 이유
우드는 "사람들이 대형주를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할 때 나는 몇 몇 사례를 들 수 있다"며 "인비테의 경우 2억5000만 달러 짜리 회사였지만 지금 80억 달러 기업이 됐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문제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아크가 관리하는 5개 펀드는 지난해 10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운용 자산이 280억 달러로 가장 많은'ARK Innovation ETF(ARKK)'는 최근 12개월간 수익률이 164%에 달한다.

최근 아크의 움직임을 따르는 경향이 커지면서 우드가 고른 주식들은 폭등하고 있다. 드래프트킹스의 경우 아크의 매입이 알려진 뒤 지난 한 달 간 주당 44달러에서 61달러로 급등했다. 또 이 회사가 지난 1월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우주 탐사 ETF(Space Exploration ETF, ARKX)’ 출시 계획을 낸 것으로 보도되자 그날 버진갤럭틱(SPCE)이 19.85%, 위성업체 맥사테크놀로지(MAXR)는 19.63% 급등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분석가는 "과거 역사를 보면 한 때 '뜨거운' 수익률을 올렸던 액티브 펀드들이 평균 수익률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대규모 자금 유입 이후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