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다수 암호화폐(가상화폐) 자산들의 가치가 또 다시 치솟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뉴욕멜론은행(BNY멜론)은 주류 금융권 중 처음으로 디지털 가상 자산을 취급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개당 4만8627.20달러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더리움도 최고 수준인 개당 18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 정부 및 중앙은행(Fed)이 대규모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인 가운데, 암호화폐 관련 호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날 BNY멜론 은행은 자산운용 고객들을 위해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의 보유와 이전, 발행 업무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통 은행에서 암호화폐를 주요 자산으로 취급하고 거래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로먼 레겔먼 BNY멜론 자산서비스·디지털영업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이 주류로 바뀌고 있다”며 “디지털 자산을 위한 통합 서비스 제공 계획을 발표한 첫 번째 글로벌 은행이 된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암호화폐는 작년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 등 주류 금융권에선 ‘자산’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분위기가 바뀐 건 매스뮤추얼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를 공개하면서다.

BNY멜론 은행은 급격히 커지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은행은 별도로 디지털 자산과 기존 영업팀의 통합을 이끌 팀장급 인사를 동시에 실시했다.

BNY멜론 은행은 2007년 뉴욕은행과 멜론 파이낸셜이 합병해 탄생한 대형 금융회사다. 본사는 뉴욕 맨해튼이다. 모태는 1784년 설립된 뉴욕은행이다. 통합 은행의 역사가 237년에 달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신용카드 업체인 마스터카드 역시 올해 안에 특정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