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미국 뉴욕 맨해튼의 게임스톱 매장 앞에 신형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작년 말 미국 뉴욕 맨해튼의 게임스톱 매장 앞에 신형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를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미국의 게임 관련 유통·소매업체인 게임스톱 주가가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또 급락했다. 시가총액이 실제 가치보다 여전히 크다고 판단한 공매도 기관들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전날보다 16.15% 떨어진 주당 50.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게임스톱은 지난달부터 개인 투자자와 공매도 기관 간 전쟁의 상징으로 주목 받았다. 이 회사 주가는 1월 초·중순까지만 해도 주당 20달러 선에 불과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SNS)로 결집한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에 힘입어 지난달 28일 주당 483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개인들이 “공매도 기관들에 본때를 보여주자”고 뭉치면서 시트론리서치 멜빈캐피털 등 일부 공매도 투자기관은 백기 투항을 선언했다.

하지만 실적이 문제였다. 게임스톱 주가는 지난주 사상 최악의 작년 실적을 공시한 직후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도 추가 매수를 중단했다.

게임스톱의 거래 가능 주식 비율이 2주 전만 해도 130% 이상에 달했는데 이달 5일 기준 50%로 낮아지면서 투자자 관심권에서도 멀어졌다는 게 금융정보 업체 S3 파트너스의 설명이다.

CNBC는 “독일 폭스바겐이 2008년 잠깐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등극했다 추락한 적이 있는데 이번 게임스톱 사태는 당시 상황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투기성 매수세가 유입됐던 극장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Koss 등의 주가도 게임스톱과 마찬가지로 급락하고 있다.

투자회사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글로벌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금융 환경이 (주식 투자에) 우호적이고 투자자들이 열성적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게임스톱 사태의 의미를 축소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