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면 가치 떨어질 가능성"…WSJ의 펠로톤 전망
코로나 팬데믹의 수혜주로 꼽히는 펠로톤이 펜데믹이 끝난 뒤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신 보급 확대로 올 여름께 미국의 봉쇄가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펠로톤은 여전히 8~10주에 달하는 운동기구 배송 대기시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월스리트저널(WSJ)은 지난 5일 "펠로톤이 시간과 값비싼 경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 종료가 회사가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펠로톤측이 바이크 배달을 앞당기려고 항공배송 등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고 있지만 병목현상을 해소하기가 쉽지않다는 것이다.

펠로톤은 지난 4일 뛰어난 분기 실적(10~12월)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보다 128% 증가한 10억6000만달러 매출을 기록해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억 달러를 넘었다. 가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167만명을 기록했다. 특히 기기 구매 없이 가상 운동 프로그램만 보는 디지털 구독자도 472% 증가한 62만5000명에 달했다. 모든 누적 구독자는 총 440만명 이상에 달한다.
"코로나 끝나면 가치 떨어질 가능성"…WSJ의 펠로톤 전망
WSJ은 이런 실적은 실제 얻을 수 있었던 것보다 다소 뒤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펠로톤은 운동기구가 고객에게 배송될 때까지 수익을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펠로톤의 스핀바이크나 트레드밀 등 운동기구를 주문하면 8~10주를 대기해야한다.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측이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그렇다.

WSJ은 "펠로톤의 긴 대기시간이 고객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며 "노틸러스, 노르딕트랙 등 커넥티드 바이크 사업을 열심히 하는 다른 대안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지난 분기 고객 예치금 및 이연된 수익의 급격한 둔화가 고객 수요 둔화 조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펠로톤의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5일 5.86% 하락했다. 펠로톤측은 "고객들은 지연 지불 옵션 선택이 늘어 예치금 수준이 크게 줄었다. 고객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코로나 끝나면 가치 떨어질 가능성"…WSJ의 펠로톤 전망
펠로톤은 대기 시간 감축을 위해 향후 6개월간 항공 등 물류 및 배송 개선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트레드밀 모델 출시를 4월에서 5월 말로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펠로톤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운동기구 생산업체 프레코를 4억2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제조능력을 높여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WSJ은 "프레코의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는 올해 말부터 펠로톤 운동기구들이 생산될 것"이라며 "그 때까지 수요 충족은 또 다른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끝나면 가치 떨어질 가능성"…WSJ의 펠로톤 전망
펠로톤 수요 급증은 상당 부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봉쇄에 기인한다. 집에 갇힌 수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운동하기 위해 펠로톤을 주문한 것이다. WJS은 "코로나 백신의 출시는 결국 헬스장 재개로 이어질 것이며 펠로톤의 회사 가치 일부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WSJ은 "펠로톤의 스핀바이크를 2000달러 이상 주고 사는 고객들이 금세 이탈할 것 같지는 않지만 (봉쇄가 끝나면) 여러 옵션을 갖게될 사람들은 두 달 이상 펠로톤 바이크를 기다리고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