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장관 "정책 지원 힘입어 내년 회복"
펠로시 의장 "1.9조달러 이후 추가 지원책"

'유동성 공급+기업 好실적' 쌍끌이 호재 기대
일각선 "인플레 촉발되면 거품 붕괴" 시각도
미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재닛 옐런 재무장관(전 중앙은행 의장)이 흥미로운 얘기를 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하면 내년에 완전고용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일요일인 7일(현지시간) 오전 CNN에 출연한 자리에서입니다.

완전고용은 미 정부 및 중앙은행(Fed)의 최우선 목표입니다. 현재 지지부진한 미 실업률이 오랜 기간에 걸쳐 완만한 속도로 떨어질 이유가 없다는 게 옐런의 설명입니다.

미 실업률은 지난달 기준 6.3%였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나오기 직전이던 작년 2월 실업률은 3.5%였지요. 작년 2월 수준이 미 정책 당국이 원하는 ‘완전고용’ 상태입니다. 현재 미국의 취업자는 1년 전보다 약 900만 명 적습니다.

다만 옐런은 “연방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2025년은 돼야 실업률을 4%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규모 부양책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관철시키고 나면 또 다른 부양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이번 법안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추가 법안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월가에선 1조9000억달러짜리 이후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의 부양책이 또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지요.

전염병 때문에 소비 생활이 쉽지 않은 가운데 미국인 소득이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유동성 공급은 주식 부동산 등 자산 시장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짐 캐런 글로벌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정부 정책이 경제 호황을 불러올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미국 5대 기술기업들의 분기 매출 변화. 월스트리트저널 제공

미국 5대 기술기업들의 분기 매출 변화. 월스트리트저널 제공

그렇다면 어떤 종목 투자가 유망할까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지난 1년 간 사람과 기업은 모든 부문에서 기술에 더 의존하게 됐다”며 이런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 상위 5개 기술주의 총 이익은 작년에 24% 늘었고, 시가총액은 50% 급증해 8조달러에 달했다는 게 WSJ의 설명입니다.

아마존만 해도 한해동안 50만 명을 새로 채용했는데, 미 남동부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 전체 인구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다음은 이번주에 지켜봐야 할 이슈들입니다.

- 바이든 정부의 경기 부양책 진전 상황
- 트럼프 탄핵 추진에 따른 양당 대립 심화
- 제롬 파월 Fed 의장의 10일 발언 수위
-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트위터 코카콜라 우버 월트디즈니)
- 올 1월 물가 상승률 및 국채 금리 동향
- 게임스톱 등 일부 종목의 급등락 여진


▶지난주 금요일(한국시간 토요일 새벽) 마감한 뉴욕 시황을 설명해 달라.

다우와 S&P 500, 나스닥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습니다. 다우와 S&P 500이 0.3%대, 나스닥이 0.5%대로 소폭 오른 채 마감했습니다. S&P와 나스닥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썼습니다.
소폭 상승세로 마감한 지난 5일 S&P 500 지수.

소폭 상승세로 마감한 지난 5일 S&P 500 지수.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해 온 1조900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가시화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습니다. 미 정부가 작년부터 4차례에 걸쳐 쏟아낸 지원책이 모두 3조4000억달러 규모인데, 한꺼번에 2조달러 가까운 유동성이 풀리면 증시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미 동부 시간으로 5일 장 시작 직전 발표됐던 고용 지표는 다소 부진했습니다. 지난달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4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전문가 예측치(5만~10만5000명 증가)보다 적었습니다. 특히 민간 부문의 일자리가 단 6000개 늘었습니다.

1월 실업률이 예상(6.7~6.8%)보다 낮은 6.3%였지만, 시장은 고용 증가율이 둔화된 데 주목했습니다.

금융회사인 네이비페더럴 크레딧유니온의 로버트 프릭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예상보다 낮았지만 실업자 중 상당수가 노동 시장에서 비자발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라며 “고용 보고서가 실업률 하락을 보여줬으나 전혀 긍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고용 지표의 내용이 부정적이었지만, 부양책 시행을 압박하는 재료로 작용했습니다.

▶지난 한 주간의 증시 상황을 정리해 달라.

지난주 전체적으로는 뉴욕증시가 3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썼을 정도로 활황세였습니다. 나스닥은 5영업일동안 6.0% 뛰었고, 가장 적게 오른 다우도 3.9% 올랐습니다. 상승폭만 보면 작년 11월 중순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습니다.
지난주에만 6%대 급등한 나스닥 지수.

지난주에만 6%대 급등한 나스닥 지수.

작년 글로벌 증시를 이끌었던 미 부양책 호재가 다시 부각됐고,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왔던 게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S&P 500 상장기업 184곳 중 84.2%가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을 웃도는 결과(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게임스톱 사태는 일단락 되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지난주 주가지수가 크게 뛰었던 데는 공매도 논란에 따른 일부 종목의 급등락 사태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올들어 17배 뛰었다 급락한 미 게임스톱 주가.

올들어 17배 뛰었다 급락한 미 게임스톱 주가.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하면서 올 들어 17배 폭등했던 게임스톱은 물론 극장 체인 AMC엔터테인먼트, 의류업체 익스프레스, 스마트폰 기업 블랙베리 등도 그동안 올랐던 주가의 상당부분을 반납했습니다.

일부 종목의 급락 우려로 증시 변동성 공포가 커졌었는데, 해당 종목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VIX(시카고옵션거래소에 상장된 S&P 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 예측)는 지난달 말 40 가까이 치솟았으나 지난주 20.87로 마감했습니다.
다시 20 수준으로 확 떨어진 월가의 공포지수 VIX.

다시 20 수준으로 확 떨어진 월가의 공포지수 VIX.

월가에선 이 지수가 20 밑으로 떨어질 경우 대규모 알고리즘(기관) 투자가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주에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꼽자면.

역시 부양책 전개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국가 부채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으나 중·단기적으로는 엄청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하는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지난주 예산 결의안을 가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의회에서 별도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도 과반 동의만 얻으면 부양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예산 조정권’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야당인 공화당은 국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부양법 제정에 반대해 왔습니다.

이번 결의안 가결로 1조9000억달러 부양책은 ‘8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눈폭풍 속에서 델라웨어주 윌밍턴 성당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눈폭풍 속에서 델라웨어주 윌밍턴 성당을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펠로시 하원의장은 다음주 말까지 부양책을 하원에서 처리하고, 늦어도 3월 15일까지 시행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3월 중순에 기존 부양책의 실업급여 추가 지원 등이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주엔 미국인 1인당 1400달러에 달하는 현금 지급 대상을 확정하고, 추가 실업급여를 올해 9월까지 연장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가다듬을 계획입니다.

9일부터 상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절차가 시작될 예정인데, 이건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인입니다. 양당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탄핵 논란 자체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번주에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연설도 예정돼 있는데.

Fed의 가장 큰 행사는 1년에 8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입니다. Fed 인사 7명 및 각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5명, 뉴욕 총재는 당연직)가 정기적으로 모여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통화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2월엔 예정된 모임이 없습니다.

대신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오는 10일 별도의 화상 연설에 나섭니다. 뉴욕이코노믹클럽에서 ‘미 고용시장 현황’을 주제로 강연합니다.

고용은 Fed와 미 정부가 경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영향을 끼치는 지표입니다. 지난주 나온 고용 지표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파월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할 것 같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한 1월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4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고, 작년 11~12월의 신규 고용 수치도 15만9000명 하향 조정됐습니다. 노동시장 참여율은 61.4%로, 전 달보다 0.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서서히 떨어지는 미국 실업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서서히 떨어지는 미국 실업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파월이 이날 연설에서 경기 및 통화 정책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연초에 통화 당국의 일부 인사들이 조기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언급한 뒤 시장이 흔들리자 파월이 “출구 전략을 논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진화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엔 테이퍼링 언급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의 관심은 오히려 파월이 더 완화적인 정책 발언을 내놓을 것이냐에 쏠려 있습니다.

파월 의장보다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다른 통화 당국 인사들의 강연도 줄줄이 잡혀 있습니다. 돌출 발언이 나오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아래는 각 지역 연은 총재들의 강연 스케줄입니다.

- 8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FOMC 위원)
- 9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 12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FOMC 위원)


▶뉴욕증시 상장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도 이어지는데.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최근 증시를 뒤흔들었던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발표는 끝났지만, 한국인들도 많이 투자한 다른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적지 않게 남아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총 512개 기업이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뉴욕증시에선 보통 화요일에 핵심 기업들이, 목요일에 가장 많은 기업들이 실적을 쏟아냅니다. 월요일과 금요일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실적에 따른 주가 변동은 미 동부 시간 기준으로 화요일과 목요일에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장 개시 전 또는 마감 직후에 실적 공시를 하는데, 7대 3 정도로 마감 후 공시가 많습니다.

이번주 주목할 기업으로는 트위터와 우버, 시스코시스템스, 코카콜라, 제너럴모터스, 월트디즈니 등입니다.

다음은 이번주 실적 공시가 예정된 주요 기업들입니다.

- 8일(월) KKR 소프트뱅크
- 9일(화) 트위터 시스코시스템스 리프트 굿이어타이어 듀퐁 옐프 폭스
- 10일(수) 코카콜라 제너럴모터스 우버 캘러웨이골프 파라마운트 MGM리조트 아이로봇 질로우
- 11일(목) 월트디즈니 펩시코 익스피디아 아스트라제네카 타이슨푸드 켈로그 베리사인 듀크에너지
- 12일(금) 무디스


▶이번주에 주목할 만한 경제 지표가 있다면.

10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1월 기준)에 관심을 둘 만합니다. 작년 12월엔 0.4%(전 달 대비 기준) 상승에 그쳤습니다.

Fed의 양대 정책 지표가 고용과 물가인데, 초저금리 정책과 대규모 부양책에도 좀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Fed의 고민이 많습니다.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 미국 물가 상승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 미국 물가 상승률.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하지만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가팔라지면 증시엔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채 수익률이 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채 금리 상승은 대출을 많이 쓰는 기업 및 가계 부담을 키우고, 고평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일 수 있습니다. 증시가 싫어하는 테이퍼링 개시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지요. 물가 상승률은 완만하게 오르는 게 최선입니다.
최근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는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 추이.

최근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는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 추이.

11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지켜봐야 합니다. 지난주엔 청구건수가 77만9000건으로, 4주 만에 다시 70만건 대로 내려왔습니다. 주간 청구건수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작년 3월 초까지만 해도 매주 21만∼22만 건 수준이었습니다.

12일에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2월 기준 예비치)가 발표됩니다. 지난달엔 79.0이었는데, 전 달은 물론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바이든 부양책만으로 이번 경제 위기를 끝낼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오직 백신만이 팬데믹을 종결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미 경제의 회복 시기를 가늠하려면 결국 백신 접종 추이를 잘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삭스 교수 제공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삭스 교수 제공

미국에선 현재 총 3700만 명이 접종(1차 접종 포함)을 마쳤습니다. 전체 인구의 11%를 조금 넘습니다. 늦여름 또는 초가을까지 집단 면역을 달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런 가운데 화이자·모더나 외 존슨앤드존슨이 식품의약국(FDA)에 자사 백신의 긴급 사용을 신청했습니다. 예방 효과가 66%로 다른 백신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유통이 훨씬 수월한 장점이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 정부 승인을 얻는다는 목표입니다.

월가에선 증시 전망에 대해 낙관하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투자회사 바이털 날리지의 애덤 크리서풀리 창업자는 CNBC 인터뷰에서 “예상을 웃도는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대규모 부양책의 진전, 백신 접종 확대 등 3가지 호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작년 역성장했던 미국 경제. 올해는 크게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많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작년 역성장했던 미국 경제. 올해는 크게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많다.

일각에선 거품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피터 크라우스 애퍼처 인베스터스 회장(전 얼라이언스 번스타인 최고경영자)은 “뉴욕 증시의 일부 주식은 명백한 거품”이라며 “지수가 10~15%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규모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게 확실하며, 이 경우 실질 금리가 상승세로 바뀌면서 과대 평가된 주식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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