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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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섹터 수익률이 고공행진하면서 시장이 경제 회복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에너지 섹터와 필수 소비재 섹터의 수익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에너지 등 경기 민감주로 돌아오고 있다. 경기민감주는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경기 방어주와 비교해 거시 경제의 변화에 더 민감하다. 올해 들어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가 12% 수익률을 기록할 때 '컨슈머 스테이플스(필수 소비재) 셀렉트 섹터 펀드(XLP)'는 2% 손실을 냈다. 이 기간 S&P500 지수는 3.5% 올랐다.

앨리 인베스트의 수석투자전략가 린지 벨은 "에너지와 필수 소비재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이분법적 시선에 비춰봤을 때 투자자들이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올해 하반기 성장 전망에 대해 특히 낙관적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민감주로의 전환은 지난해 4분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본격화했다. 사실 에너지 섹터는 4분기 실적도 좋지 않았다. 올해 실적이 회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기저효과 때문이다.

컨슈머 스테이플스 셀렉트 섹터 펀드(XLP)는 지난해 7% 수익을 기록했다. 월마트(WMT) 크로거(KR) 크로락스(CLX) 코스트코(COST) 등의 종목이 자가격리로 수혜를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백신이 배포되면서 시장은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소비 행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트루이스트 수석시장전략가인 키스 러너는 "매크로 전망이 개선되고 투자 심리가 경기 민감주로 이동하면서 필수 소비재 등 경기 방어주는 전체 시장보다 계속 뒤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에너지 섹터 추가 상승 여력은?
미국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 7일 배럴당 57.3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엑손모빌(XOM), 셰브론(CVX) 주가는 52주 최고점 대비 아직 20% 밑돌고 있다. 코노코필립스(COP), EOG리소시스(EOG) 등은 연고점 대비 27% 낮은 수준이다.

DWS그룹 상품 책임자인 다웨이 쿵은 "에너지 섹터는 지금의 사이클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봤을 때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상품 관련 섹터, 특히 에너지 섹터가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프랭클린 내츄럴 리소시스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레드 프롬은 에너지 주식이 상품 가격보다 뒤쳐질 때는 물가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도 투자자들이 경기 회복과 석유 수요 회복 속도에 의문을 가질 수 있고, 새로 나타나는 코로나19 변종에 백신이 얼마나 효과적일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봤을 때 신흥국 수요가 회복되면서 석유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 에너지 섹터는 더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기업간 합병이 진행되고, 비용 절감, 서비스 부문 인력 감축 등이 진행되면서 산업 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현금 창출과 주주환원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에너지 섹터에는 좋은 징조"라고 설명했다. 재생 에너지 확산이 역풍이 될 수 있지만 에너지 전환이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다만 ESG 투자 압박을 고려할 때 에너지 분야에도 선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이타워 인베스트의 스테파니 링크 수석 투자 전략가는 바벨 전략을 활용하는데, 그가 좋아하는 기업 이름은 쉐브론(CVX)과 슐럼버거(SLB)다. 전자는 전자는 산유량이 풍부한 페름기 유역에 기반이 탄탄할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대차대조표를 자랑한다. 현재 5.78%인 수익률은 셰브론이 자본 지출 프로그램을 중단한 후 잘 보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링크는 "슐럼버거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테크놀로지 기업으로, 향후 몇 년간 13~30% 까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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