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시즌에 접어든 국내 게임주들이 일제히 강세다. 전년대비 개선된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각사의 주요 신작 출시가 올해로 지연된 것이 되려 지속적인 실적 개선 기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형님’ 엔씨소프트 진격에 게임주 랠리

8일 엔씨소프트는 6.35% 오른 10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엔씨소프트 LG생활건강, 태광산업과 국내에서 세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황제주’의 자리에 올랐다. 이달들어 엔씨소프트 주가는 8.91% 올랐는데, 이 기간에 외국인은 엔씨소프트 주식 160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엔씨소프트의 이날 상승에는 실적이 재료로 작용했다. 지난 5일 장 마감 이후 엔씨소프트는 작년 4분기에 매출 5613억원, 영업이익 1567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5.2%, 11.0% 늘었다. 증권가의 평균 기대치(영업이익 1672억원)을 소폭 밑돌았지만, 각종 일회성 비용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지연으로 인한 직전 분기 대비 매출 감소와 직원 인센티브, 야구단 NC다이노스의 우승 보너스 등 각종 일회성 비용을 고려하면 양호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3달 동안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24% 줄어들 만큼 눈높이가 내려가고 있었는데, 대체로 실망스럽지 않은 성적으로 기존 게임들의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는 점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대장주 엔씨소프트에 이어 경쟁사들도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년동기대비 69.09% 증가한 165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중소형 게임사인 웹젠과 조이시티도 각각 영업이익 387억원(전년동기 대비 163.2% 증가), 55억원(67.4%)을 거뒀다. 게임사들이 코로나19 발발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게임 이용자들을 사태 장기화에도 붙잡아두고 있음을 실적으로 증명했다는 평가다. 이날 컴투스(6.16% 상승) 게임빌(2.93%) 웹젠(3.05%) 등 여러 게임주들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코로나19가 만든 ‘신작풍년 새옹지마’

작년 실적의 불확실성이 제거되자 게임주 투자자들의 시선은 올해를 향한다. 올해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비교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대형 신작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 이미 출시됐거나 예정된 신작은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백년전쟁,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으로, 모두 수백억대 개발비가 투입된 각사의 주력 IP(지식재산권) 게임이다. 이들은 중 상당수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출시 일정이 올해로 밀린 게임들이다.

대형 업종신작 출시가 가까워질수록 게임업종 전체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게임사들이 작년 실적을 발표하고, 엔씨의 블레이드앤소울2를 필두로 신작 스케쥴이 확정되면서 게임업종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여기에 일부 게임사들은 공매도 잔고를 축소하려는 외국인 투자자의 숏커버 매수세도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