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는 반도체 업계에도 '잭팟'될 것"
애플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애플카'로 불리는 애플 브랜드의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입은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CNBC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의 기아 조립공장에서 애플카를 생산하기 위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의 영향으로 4일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2.58%나 급등했다.
"애플카는 반도체 업계에도 '잭팟'될 것"
애플이 애플카 생산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손을 잡는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들에 투자해야할까. CNBC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애플카 뉴스로 인해 애플 주식뿐 아니라 반도체 관련주들도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티펠의 페트릭 호 애널리스트는 "애플카는 자동차의 반도체 의존도를 더욱 높일 것이며, 미래의 반도체 수요 확장을 촉진할 또 다른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시장은 PC 중심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했고 이제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에 이어 자동차 등 더 많은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 업계는 이런 잠재적 수요에 맞춰 대규모 투자 사이클을 시작했고, 장비 업계도 그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 애널리스트는 애플카가 이미 늘고 있는 반도체 장비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펠은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AMAT), KLA(KLAC), 램리서치(LRCX) 등 주요 장비 업체들의 수혜를 예상했다. 또 부품업계에서는 MKS인스트루먼트(MKSI), 재료업체 중에선 엔테그리스(ENGT)가 유망하다고 밝혔다.

애플은 전기차 투자로 10조달러 규모의 초대형 글로벌 자동차 및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모건스탠리의 케티 허버티 애널리스트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5000억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 분야로의 진출은 애플의 매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자동차 시장에서 2% 점유율만 확보하면 아이폰 사업과 똑같은 규모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 애널리스트는 "애플카가 '전기차 황금기'를 맞아 애플 주가에 주당 30달러 이상의 가치를 더해줄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애플 주식에 대해 175달러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이날 종가인 137달러보다 약 30% 가량 높다.

에버코어ISI는 애플이 수직통합을 통해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와 차별화된 차량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밋 다르야나니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통합해 제품을 개발하고 차별화하는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다"며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휴대폰과 컴퓨터를 변혁시킨 것처럼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전체를 혁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버코어는 애플에 대해 163달러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