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애플카 생산설'로 관심

브레이크 패드업체 KB오토시스
납품 기대감…주가 29% 올라
시트 부품 생산하는 구영테크
이달들어 4일만에 100% 폭등

동원금속·화승알앤에이 등도 들썩
공장설립 발표만으로 상한가 직행…증시 달구는 '美 조지아 테마'

‘조지아는 꿈과 희망의 땅이 될 수 있을까.’

기아와 애플의 협력 소식이 연이틀 전해지며 ‘애플카’ 생산시설로 급부상한 미국 조지아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조지아와 연관된 종목에 몰려들면서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한 종목도 등장했다. 부품사와 해외 시장에 동반 진출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현대차(223,500 +2.52%)·기아그룹의 특성 때문에 애플카 동맹이 현실이 될 경우 부품사들이 혜택을 볼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조지아 테마주’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지아 공장이 최대 무기?
공장설립 발표만으로 상한가 직행…증시 달구는 '美 조지아 테마'

4일 코스닥시장에서 KB오토시스(9,230 -1.07%)는 29.52% 오른 1만11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3800만달러를 투자해 조지아주에 공장을 신설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주가가 급등했다. 기아 조지아공장과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곳에 새 공장이 들어선다는 이유로 주가가 올랐다. KB오토시스는 충남 아산에 본사를 둔 브레이크 패드 회사로 현대차, 기아, GM 등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미국 현지 공장을 두고 현대차·기아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구영테크(3,830 -3.40%)도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구영테크는 시트 부품 등을 비롯해 다양한 차량용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 말 2575원 수준에서 이달 들어 나흘 만에 100% 넘게 폭등했다. 주가가 급등한 원인은 역시 ‘조지아 테마’ 때문이다. 구영테크의 미국 공장은 현대차 공장이 있는 앨라배마에 있다. 현대차와 기아 양쪽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 관련주도 들썩
현대차의 차기 전기차 아이오닉7에 탑재될 배터리 공급 유력업체 가운데 하나인 SK이노베이션(273,500 +7.05%)과 관련사들도 주목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새로운 공장을 짓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카가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최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엔브이에이치코리아(4,990 -0.20%)도 상한가(29.94%)를 기록했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의 자회사 원방테크(46,900 -0.32%)SK이노베이션 미국 공장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 차량 부품업체들이 현대차·기아 공장 주변에 대거 포진한 것은 현대차그룹의 전략 때문이다. 수직계열화로 성장한 현대차그룹은 해외 공장을 지을 때 현대모비스(276,500 +1.47%). 현대제철(55,300 +0.55%) 등 계열사를 비롯해 만도(63,100 +1.45%), 화신(4,830 -2.42%) 등의 부품사와 동반 진출한다. 현대차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랜 기간 대규모 할인을 통한 마케팅을 해왔다. 이 할인폭을 생산성으로 메꾸기 위해 현지에 동반 진출했다.
“낙수효과 옥석 가리기 필요”
이날 전체 주가가 조정을 받자 투자자들이 찾은 테마가 조지아였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35%, 0.63% 하락했지만 화신(10.40%), 동원금속(1,095 -1.79%)(8.96%), 화승알앤에이(2,130 +6.50%)(7.98%) 등은 큰 폭으로 뛴 것에서 이런 심리를 엿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 역시 기아의 조지아 공장 근처에 터를 잡고 있는 부품업체다. 이르면 2024년께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점쳐지는 애플카가 아이폰처럼 대박을 낼 경우 협력사들이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애플과 기아의 협상 과정에서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벤츠의 최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바겐은 LG전자(154,500 -0.32%)와 최근 협업을 시작한 캐나다 부품업체 마그나가 생산한다. 기아와 애플이 구상하는 생산 방식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마그나가 얻는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아 역시 단순 위탁생산업체로 전락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산업 구조상 대기업의 사업 전략에 따라 중견·중소기업들도 덩달아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낙수효과가 일어날 기업들을 추려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