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급등하던 게임스톱 주가가 하락 전환하면서 과거 유사한 상황을 겪은 2008년 폴크스바겐의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 사태가 재조명받고 있다.

쇼트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사는 행위로, 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2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은 이번 게임스톱 주식을 둘러싼 상황 전개가 2008년 폴크스바겐 쇼트 스퀴즈 때와 유사하다며 이들 사례를 비교했다.

당시 독일 증시에 상장돼있던 폴크스바겐은 10월 포르셰가 지분을 늘렸다는 호재성 소식을 계기로 주가가 이틀간 4배 이상으로 오르며 세계 시가총액 1위 업체가 됐다.

여기에는 공매도 투자를 했던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폴크스바겐 주식을 사야 하는 상황(쇼트 스퀴즈)을 맞게 된 영향이 컸다.

그러나 폴크스바겐 주가는 그해 10월 28일 정점을 찍고서 나흘간 58% 급락했고 한달 후엔 고점 대비 70% 떨어지면서 예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주가 급등을 초래한 쇼트 스퀴즈 상황이 해소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이는 게임스톱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대화방을 중심으로 뭉친 개인들의 주식 매수로 헤지펀드가 쇼트 스퀴즈에 몰리며 주가가 1월에 1천600% 이상 급등했다가 최근 이틀간 주가가 정점에서 72% 내린 흐름과 비슷하다.

게임스톱의 주가(종가 기준)는 1월 27일 347.51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후 이달 2일 90달러로 주저앉았다.

여기에는 쇼트 스퀴즈 압력이 다소 줄어든 점도 하나의 배경으로 꼽힌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게임스톱의 유통 주식 대비 공매도 잔량 비율은 한주 전 110%를 웃돌았으나 최근 53%로 떨어졌다.

투자 회사인 앨리인베스트의 린제이 벨 수석 투자전략가는 "과거 쇼트 스퀴즈의 전형적인 흐름은 급등과 급락이었다"며 "쇼트 스퀴즈가 벌어진 종목은 아무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움직였다가 금세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 매수에 나선 개인들의 집결지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대화방에서는 신구 회원들간 갈등마저 불거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신규 회원을 금지(ban)하거나 계정을 제한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1월에만 최소 180개 게재됐다.

12월에는 이런 글이 12개에 불과했다.

기존 회원들은 금전적 이해에 영향을 받는 세력들이 게임스톱 열기를 꺼트리고 있다며 일부 신규 회원들이 헤지펀드들을 위해 작업하는 세력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게임스톱 주가 하락 전환에 폴크스바겐 쇼트스퀴즈 재조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