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의 美 증시 전망
한국 등 신흥국 시장 ‘매수’ 의견 유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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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미국 주식시장 강세가 앞으로 6개월 이상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포트폴리오 중 현금 비중을 높이라는 의견이 많이 나왔지만 블랙록은 이와 상반되는 견해를 낸 것이다. 장기 저금리가 고착화되는 등 시장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적정 주가를 판단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봤다.

1일(현지시간) 블랙록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증시 전망을 발표했다. 블랙록은 “경제 회복 기조와 저금리 지속이 앞으로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주가가 많이 올랐지만 경제 주체의 매수 여력이 충분히 남아 있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중앙은행(Fed)이 장기 저금리 기조를 최근 재확인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보여주는 그래프.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건 그만큼 증시 투자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최근 이 수치가 급등했지만 다시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블랙록은 이 수치를 근거로 주식시장 투자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료=블랙록

미국 증시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보여주는 그래프.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건 그만큼 증시 투자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최근 이 수치가 급등했지만 다시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블랙록은 이 수치를 근거로 주식시장 투자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료=블랙록

최근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게 블랙록의 시각이다. 이 자산운용사는 위험 자산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고,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블랙록은 위험자산 강세 현상은 향후 6~12개월 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랙록은 “적정 주가에 대한 평가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도 “기업의 미래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는 저금리로 인해 더 관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금리 때문에 안전 자산 수익률이 낮은 상황이고, 이에 따라 투자자가 미래 수익성이 확실하지 않은 종목에 돈을 넣어두는 것도 기꺼이 감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자산운용사는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진 건 우려할만한 일이 아니라고 봤다. 블랙록은 “헤지펀드가 공매도 표적으로 삼았던 종목이 급등하면서 쇼트커버링이 불가피했고, 이 때문에 다른 종목을 매도한 게 미국 증시 조정으로 이어졌다”며 “이같은 이슈는 단발적이며, 증시의 근본적인 변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주가 조정을 촉발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은 뭘까. 이에 대해 블랙록은 “공공 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불편하게 생각하기 시작하고,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바꾸면 증시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랙록의 이 전망은 기본적으로 미국 증시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블랙록은 신흥국,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매수(Overweight)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증시는 동조화(커플링) 정도가 강하고, 블랙록이 미국 증시 상승세를 긍정한 근거가 한국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이같은 전망은 국내 증시에 대한 설명력도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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