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익률이 시장평균에 못 미치면 자산운용사가 가져가는 운용보수가 깎이는 성과연동형 공모펀드가 연내에 나온다. 펀드 판매사가 투자자로부터 직접 성과보수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수익률 낮으면 운용보수 깎이는 펀드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이 담긴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을 31일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국민의 대표적 간접투자 상품인 공모펀드가 크게 위축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공모펀드 규모는 199조원에서 275조원으로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는 120조원에서 442조원으로 238% 급증했다.

우선 운용사-투자자 성과 공유와 책임 운용을 유도하기 위해 성과보수펀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2017년 도입된 성과보수펀드는 기본 운용보수를 다른 펀드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대신 시장평균을 넘는 초과수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보수로 받는 구조다. 하지만 투자자별 성과보수 산정이 어렵다는 등 이유로 판매사와 투자자가 외면하면서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성과연동형 운용보수’ 유형을 추가했다. 펀드 성과에 연동해 운용보수(기본보수+초과보수) 자체가 움직이는 구조다. 일정 기간 운용성과가 시장평균(벤치마크)을 초과하면 다음기에 운용사가 받는 초과보수율이 높아지게 된다.

만약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밑돌아 초과보수가 마이너스(-) 되면 총 운용보수가 기본보수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성과는 투자자가 아닌 펀드 단위로 산정하도록 했다.

펀드 판매구조도 성과 위주로 개편될 전망이다. 판매사가 투자자로부터 직접 판매보수를 받을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현재는 펀드(운용사)로부터 정해진 일정률로만 받고 있다. 고상범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판매보수를 투자자에게 받으면 같은 펀드라도 판매사별로 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경쟁구도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사도 펀드 성과에 따른 보수나 수수료를 받게끔 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펀드 성과와 관계없이 높은 판매보수·수수료가 책정된 펀드를 추천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겠다는 취지다.

운용사의 자기 재산 투자(시딩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신규 공모펀드 등록 시 최소 2억원 이상의 고유재산을 3년 이상 넣도록 의무화했다. 통합 온라인 자문플랫폼 도입으로 온라인 투자자문을 활성화하고, 펀드 슈퍼마켓 등을 통한 직판 기능 강화도 지원하기로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