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매도 기관 투자자들의 집중 타깃이 됐던 게임스톱 매장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 공매도 기관 투자자들의 집중 타깃이 됐던 게임스톱 매장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의 공매도 기관투자자들이 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 거래로 손실을 본 것은 사실이지만 대다수는 ‘항복’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대대적인 반격을 준비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으로 게임스톱 등 특정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정보 분석업체인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번 ‘개인과 공매도 세력 간 전쟁’ 이후 총 197억5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9일 하루 손실액만 80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주 공매도 주식 총량은 500만 주 줄어드는 데 그쳤다. 주식 비중으로 따지면 단 8%만 감소했다. 큰 손실 후 청산에 나선 공매도 기관이 극히 일부인데다 새로운 공매도 펀드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어서다.

또 대다수 공매도 기관들은 종전의 ‘주가 하락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상 처음으로 개미들이 공매도 기관과 전쟁해 승리를 거뒀다”는 분석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주 급등락한 게임스톱 주가. CNBC 캡처
지난주 급등락한 게임스톱 주가. CNBC 캡처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가격이 떨어지면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 기법이다.

S3 파트너스의 예측 분석 전문가인 아이호 두사니스키는 “대다수 공매도 기관들의 보유 주식에 별로 변동이 없었다는 게 정확한 팩트”라며 “상당수가 숏커버링(공매도 후 주가 상승 때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 재매수에 나서는 것)에 나섰다는 소식 역시 오보”라고 말했다.

게임스톱 주가는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주당 20달러 밑에서 움직였으나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세력에 본때를 보여주자”고 뭉치면서 29일 32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달 상승률만 따져도 1600%에 달한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