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없이 상장하는 코인베이스…신주 인수 가능해진 美 개미 ‘반색’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가 증권사의 상장 주관 없이 회사가 직접 상장한다. 상장과 함께 신주 발행도 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신주 발행을 할 때는 반드시 상장 주관사(대형 증권사)를 선임해야 했는데, 최근 허용하는 쪽으로 규정이 바뀌어서 이같은 방식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미국에서는 신주 발행을 하지 않고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가 보유한 기발행 지분을 매각하는 것만 직접 상장이 허용됐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신주 발행을 하면서 상장하는 것도 주관사 없이 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코인베이스는 바뀐 방침에 따라 신주 발행과 직접 상장을 동시에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인베이스가 직접 상장으로 발행할 신주가 얼마나 되는지, 언제 상장하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기술산업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직접 상장을 하면 대형 증권사를 끼고 공모하는 것보다 돈을 더 적게 모을 수 있지만 이미 유명세를 탄 회사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활황이기 때문에 코인베이스는 직접 상장을 해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개인 투자자는 이를 반기고 있다. 상장 주관사를 거치지 않으면 개인이 투자 수익을 올리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신규 상장주는 주관사가 ‘적정 주가’를 산출한 뒤 기관이 대부분의 물량을 인수했고, 그 뒤 기관이 장내에서 이를 매도함으로써 시장에 풀렸다. 이 과정에서 주관사의 기술적 과대포장과 홍보를 통해 기업 가치가 과장되는 일이 빈번했다. 개인은 증권사를 이미 한 번 거친 주식을 인수하므로 더 비싼 가격에 살 확률도 그만큼 높았다. 그러나 직접 상장을 하면 이같은 주가 부풀리기가 제한된다.

코인베이스는 신규 발행 지분을 장내에서 직접 매각할 계획이다. 다만 이같은 방식의 상장에 위험(리스크)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브러쉬는 “(직접 상장을 하는 경우) 상장 주관 수수료와 매도차익을 얻을 기회를 놓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해당 종목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내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