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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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풍속이 바뀌고 있다. 작년에는 레버리지, 인버스와 같은 파생상품형 ETF로 매수가 몰렸다면, 올해는 2차전지 ETF와 같은 테마형 ETF로 몰리는 모습이다. 단기적인 트레이딩 수단으로 쓰이던 ETF가 이제 장기 투자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ETF투자 늘리는 개인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의 ETF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개인은 1조9828억원어치의 ETF를 순매수했다. 지난 한 해 순매수 금액인 5조5323억원의 36%에 달하는 금액이 3주만에 몰린 셈이다. 박수민 신영증권(63,100 -1.71%) 연구원은 “직접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었고, 원리금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용되던 퇴직연금에서도 이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ETF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개인연금의 ETF 투자 잔고는 1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많이 사는 ETF도 바뀌었다. 올 들어 개인이 가장 많이 산 ETF 10개 중 8개가 테마형 ETF다. 시장의 대표지수를 추종하거나 전통적인 산업 구분에 따라 종목을 담는 ETF가 아니다. 2차전지, 수소경제, 전기차 등의 테마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그 중에서도 개인들이 선택한 테마는 2차전지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 ‘KODEX 2차전지산업’은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2, 3위를 차지했다. ‘TIGER 2차전지테마’도 7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275,500 -0.54%), 삼성SDI(681,000 +1.04%), LG화학(822,000 0.00%) 등 2차전지 기업을 담는 ETF다. 올해 개인은 이 2차전지 ETF 3개를 67억원어치 사들였다. 수익률도 좋다. ‘TIGER KRX2차전지K-뉴딜’은 최근 1개월 동안 35.14% 수익을 냈다.

반면 지난해 개인들이 많이 샀던 인버스, 레버리지 ETF는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지난해 개인 순매수 상위 3위는 모두 인버스 ETF가 차지했다. 지난해 2위였던 ‘KODEX인버스’는 4위로, 3위였던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일명 ‘곱버스’(곱하기+인버스)로 불리는 ‘KODEX200 선물인버스2X’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순매수 1위를 유지했다.
○ETF로 신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개인들
테마형 ETF 투자가 올 들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 트레이딩 수단으로 쓰던 ETF를 이제 장기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까지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한 인버스와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적으로 투자하기는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다. 인버스는 시장의 하락이라는 방향성에 베팅하기 때문에 언제까지고 보유할 수 없다. 레버리지 상품은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 할 수록 손실이 쌓이는 ‘마이너스 복리 효과’까지 더해진다.

올해 개인들이 몰린 테마형 ETF는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 2차전지, 전기차처럼 새로 등장한 산업은 앞으로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얼마 전까지는 개인 투자자가 단기적인 트레이딩 수단으로 ETF를 활용했다면 이제는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신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모습”이라며 “ETF를 통하면 개별 기업을 고르지 않아도 앞으로 유망한 산업과 테마에 분산해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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