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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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이 미국에서 연이어 급등하면서 헤지펀드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매도 비중이 큰 종목을 매수하라고 서로 독려하며 헤지펀드를 상대로 ‘전쟁’을 하는 분위기다.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Wallstreetbets’가 모이는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Reddit에서는 특정 종목 매수를 독려하는 캠페인이 잇따르고 있다. Wallstreetbets는 Reddit의 게시판 이름인 동시에 미국에서 개인 투자자를 일컫는 말로, 한국의 ‘개미’와 비슷하다. GameStop(GME), BlackBerry(BB), AMC Entertainment(AMC) 등이 이 캠페인의 주요 매수 대상으로 거론됐다.

이 캠페인은 행동주의 투자자 라이언 코언이 지난해 8월 “GME가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소매점을 없애고 온라인 유통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 게 발단이 됐다. 이를 계기로 Wallstreetbets가 GME를 매수하자고 의견을 모았고, 이런 흐름이 다른 종목까지 번진 것이다. GME는 코언의 발언이 나온 뒤인 지난해 3분기 말부터 최근까지 Wallstreetbets 매수에 힘입어 600% 이상 올랐고, 이날만 145% 급등했다.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에 기여하는 호재는 없었다.

BB, AMC를 비롯해 Bed Bath & Beyond(BBBY)도 최근 Reddit에서 Wallstreetbets의 매수 캠페인 대상으로 거론됐다. 이들 종목은 올 연초부터 이날까지 각각 171.95%, 108.49%, 72.75%씩 올랐다. 이들 종목도 주가가 오를만한 특별한 호재는 없었다. AMC는 최근 10억달러 증자를 통해 겨우 파산을 피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안좋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GME는 이 종목을 공매도한 헤지펀드가 주가 상승을 견디지 못하고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숏 스퀴즈’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숏 스퀴즈는 공매도 투자자가 이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해당 종목을 장내 매수함으로써 주가가 추가 급등하는 것을 말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