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자국 브랜드 소비를 늘리고 있어 중국 토종 소비재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 중국 주식 투자자들은 '빅테크' 혁신기업만 주로 공략했지만 유망 소비재주도 눈여겨볼 때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최근 중국 현지에선 자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유명 기업을 밀어내는 신생 소비재 업체가 늘고 있다. 과거엔 중국인들조차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해외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였다면 최근엔 품질과 디자인 측면에서 수준이 높아져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소셜미디어와 라이브스트리밍 활용 등 기업의 홍보 방식 및 쇼핑 트렌드도 변화해 유망한 신생 기업이 빠르게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투자회사인 메리디언캐피탈의 트레이시 지는 "중국 시장은 그동안 브랜드 인프라 환경의 큰 변화를 겪었다"며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새로운 브랜드가 눈에 띄게 많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켈리 탕 유로모니터 수석애널리스트도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가 꼽은 가장 유망한 중국 소비재주는 '보시덩(Bosideng)' '퍼펙트다이어리(Perfect Diary)' '리닝(Li Ning)' 세 종목이다.

패션 브랜드 보시덩은 중국에서 구스다운점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다. 중국 내수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2018년 뉴욕패션위크, 2020년 런던패션위크 등 국제 무대에도 이름을 알렸다. 보시덩 소비자의 20% 가량은 30대 미만의 젊은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 상장된 보시덩 주가는 이달 초 4.55홍콩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타격에도 4~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증가했다.

고점에선 밀려났지만 보스텅의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3.5% 가량 올랐다. 같은 기간 뉴욕증시에서 캐나다구스의 주가가 4% 이상 떨어진 것과 대조된다. 캐나다구스는 지난 2018년 말 중국 본토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진출했지만 '짝퉁'이 기승을 부려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캐나다구스는 지난해 11월 이커머스 판매 호조 덕에 중국 본토 매출이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퍼펙트다이어리는 중국 광저우에 본사를 둔 화장품 뷰티 브랜드다. 2017년 '가성비' 제품의 온라인 판매로 젊은 소비자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퍼펙트다이어리의 모회사인 이셴(Yatsen)은 지난해 11월 뉴욕증시에 상장하자마자 중국 화장품 기업 중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상장 이후 주가는 80% 이상 뛰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의 제이슨 유는 "중국 소비자들의 국가 정체성 의식이 높아지면서 토종 화장품 브랜드가 부상하고 있다"며 "가격 민감도도 커져 현지에 적합한 방식으로 마케팅해야 먹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국 스포츠 브랜드인 리닝도 최근 현지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업체다. 리닝은 올림픽 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리닝이 1990년 설립한 회사다. 렉신핀테크의 제이 샤오 대표는 "리닝 등 중국 토종 스포츠 브랜드의 매출이 지난달 두 배로 늘어났다"며 "유럽과 미국의 인기 브랜드보다 훨씬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닝은 코로나19에도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0.1% 증가했다. 신발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 스포츠 장비와 액세서리 매출도 15%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 증시에서 리닝 주가는 지난 3개월 동안 25% 가량 오른 51홍콩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나이키 주가 상승률 9%를 세 배 가량 웃돈다. 제프리스는 최근 리닝의 목표주가를 종전 43.50홍콩달러에서 60.60홍콩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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