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기업 실적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올해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1일 미국 CNBC는 S&P500지수 편입 종목 중 올해 전년 대비 주당순이익(EPS)이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2개 종목을 선별했다. 여기에는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투자의견 중 ‘매수’ 비중이 60% 이상인 종목만 포함됐다.

월가에서는 지난주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올해 이익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지난주 4분기 실적을 내놓은 S&P500 상장사 중 EPS 추정치를 초과한 비율이 88%에 달하며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전략가는 “4분기 실적을 확인한 투자자들은 이제 기업들의 올해 이익 회복이 어떻게 이뤄질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GE 658%·디즈니 195%·마이크론 94%…美 기업 잡아라
올해 EPS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S&P500 기업은 제너럴일렉트릭(GE)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GE의 올해 EPS는 작년보다 658.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BoA는 GE의 작년 EPS가 주당 3센트에 그치겠지만 올해는 35센트로 10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앤드류 오빈 BoA 애널리스트는 “GE가 항공기 엔진 등 분야에서 단기적 압박에 직면하고 있지만 GE는 의료와 전력,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며 “올해는 항공업 회복 및 전력사업 마진율 상승 등으로 현금 흐름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평가했다.
GE 658%·디즈니 195%·마이크론 94%…美 기업 잡아라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큰 타격을 입은 월트디즈니(DIS)는 올해 EPS가 195%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가 구독자를 빠르게 늘리며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꼽혔다. 제이슨 바지넷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현재 8600만명 수준인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2024년 최대 2억60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넷플릭스(NFLX) 등 보다 후발주자지만 성장으로 가는 더 빠르고 쉬운 경로를 택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GE 658%·디즈니 195%·마이크론 94%…美 기업 잡아라
‘올리브가든’ 등 식당을 운영하는 다든레스토랑(DRI)도 올해 EPS가 96% 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9일 다든레스토랑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유지’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존 그래스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이후 외식 수요가 급증할 경우 수혜를 볼 최고의 캐주얼 레스토랑 업체”이라고 치켜세웠다.
GE 658%·디즈니 195%·마이크론 94%…美 기업 잡아라
글로벌 1위 데이터센터 사업자인 에퀴닉스(EQIX)도 올해 EPS가 64% 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에퀴닉스는 매수의견 비중이 85.2%로 22개 종목 중 가장 높았다.

소매 유통업체인 TJX컴퍼니(TJX, 515%)와 로스 스토어스(ROST, 278%), 울타뷰티(ULTA, 216%) 등도 올해 경기회복에 따른 EPS 개선세가 두드러질 종목으로 꼽혔다.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MU)과 소매금융 업체인 싱크로니파이낸셜(SYF), 유전개발회사 다이아몬드백 에너지(FANG), 의료기기 업체 보스턴사이언티픽(BSX) 등도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