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게임기업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국내 게임업종이 일제히 상승했다. 텐센트는 한국 혹은 미국의 게임사를 인수하기 위해 수조원대 인수금융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텐센트의 이번 행동에 앞서 중국 정부와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교착상태였던 중국 게임시장 개방 및 중국 게임사들의 투자활동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2일 엔씨소프트(936,000 -3.70%)는 1.96% 상승한 98만90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기록한 사상최고가(99만5000원)까지 단 0.6%가 남았다. 외국인는 엔씨소프트 주식 46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국내 상장 게임주들은 모두 동반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엔씨, 넥슨과 함께 국내 게임업종 ‘3N’을 형성하는 넷마블(123,500 -5.00%)(4.96% 상승)은 물론 컴투스(138,400 -3.76%)(3.00%)와 펄어비스(289,400 -0.21%)(2.26%), 데브시스터즈(29.86%), 넥슨지티(14,600 -3.31%)(10.60%) 등 중소형 게임사들도 랠리에 동참했다.

이날 상승에는 텐센트가 게임사 인수를 위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인수금융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식이 재료로 작용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텐센트가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은 글로벌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한 게임사로, 한국이나 미국에 위치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인수규모를 참고하면 국내에서 거론될만한 매물은 엔씨소프트나 넥슨, 스마일게이트 및 해당 게임사 소속 일부 스튜디오 정도다. 텐센트는 지난 2019년 넥슨 모회사인 NXC가 매각을 추진할 당시 입찰에 관심을 보였던 업체 중 하나다.

다만 실제로 국내 게임업체들이 매각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게임업종 애널리스트는 “텐센트는 넥슨 산하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를 서비스하며 매년 수조원대의 라이선스를 지급하고 있다"며 "텐센트가 인수에 나선다면 네오플이나 스마일게이트가 유력한데, 두 회사 모두 비교적 오너의 지배구조가 안정적이면서 중국 라이선스 매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매각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넥슨이 1조6961억원을 차입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자회사 네오플을 매각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인수의 성사여부와 별개로 시장에서는 이번 소식이 중국 정부의 게임 한한령(한국 문화 금지령)이 완화됐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2016년 이전까지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게임사에 활발하게 투자하던 것과 달리 한한령 이후로는 중국 자본의 한국 게임업계 투자가 비교적 위축된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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