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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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신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 날부터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친환경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원자재 시장 전문가들은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구리 은 원유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임기 시작한 조 바이든 美 대통령…첫 날부터 친환경정책 드라이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낮 12시(한국시간 21일 오전 2시)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취임선서와 취임사를 하고 대통령직 업무를 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경제 정책과 관련해 특별히 새로운 언급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재정 부양책 등 적극적인 경제 회복 지원을 약속한 만큼 새 정부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이어졌다.

특히 취임 첫날부터 친환경 정책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파리기후협약 복귀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파리기후협약은 각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해 실천하자는 내용을 담은 국제 협약으로 2015년 195개국이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선진국에 더 많은 의무를 부과한 파리협약이 미국에 불공평하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서명하는 행정적 조처의 일부는 코로나 위기의 흐름을 바꾸고 우리가 오랫동안 하지 않은 기후변화와 싸우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취임 연설은 다소 밋밋했지만 행정명령 서명을 통해 정책 실현에 대한 의지가 높은 상황"이라며 "정책 상승 동력(모멘텀)과 경기회복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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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친환경정책…구리 은 수혜 전망"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은 원자재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구리와 은 원유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구리는 전기와 열전도성이 높아 △친환경 에너지 발전 시설 △전력 시설의 와이어와 케이블 △배관 △송전선 구축 및 확충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인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 방식은 기존의 방식보다 많은 양의 구리를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풍력 발전의 경우 대규모 부지와 소음 문제로 전력 생산 지역과 소비 지역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데 이를 연결하기 위해 대규모 송전선이 필요하다.

은 역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은은 표준 온도에서 모든 금속 가운데 전기전도율과 열전도율이 가장 높은 원자재로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원재료다. 하나의 태양전지에 들어가는 은의 양은 줄어들고 있지만 △태양광 시장의 신규 발전 용량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태양광 발전 설비 비용은 은에 대한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유가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친환경 정책보다는 환경규제의 영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송유관 건설 지원 중단 △연방 공유지 임대 축소 △신규 시추·탐사 개발 지원 중단 등을 이행할 전망인데 이는 공급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유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이 증권사 황현수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에너지 테마로 구리와 은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환경규제 정책은 원유 공급 축소로 연결,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원자재는 실물 자산에 투자하기 쉽지 않은 만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금 등 귀금속은 현물로 투자가 가능하지만 다른 원자재는 보관 비용이 높아서다. 또 △원자재 선물마다 거래 주기가 제각각인 점 △환율 등은 ETF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