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는 우리를 더 생산적으로 일하도록 만들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술 혁신은 향후 수년간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주식전략가 아담 비르가다모는 13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1년 주식투자 테마 5가지’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다.

비르가다모는 “과거 기술 혁신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난해에도 인공지능, 자동화, 산업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며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혁신이 기업을 더 효율적으로 변모시켰고, 경기 침체에 대응해서 수익성을 지킬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비르가다모는 모건스탠리에서 미국 주식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주기적으로 이같은 온라인 설명회를 연다. 비르가다모는 효율성 제고를 포함해 다음 4가지가 앞으로 경제계에서 두드러진 흐름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째, 코로나19 사태 뒤 경제는 V자 모양으로 반등했지만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모든 종류의 경제 침체는 후유증을 남긴다. 정부의 지출이 앞으로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걸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흐름은 논쟁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더 많은 정부 지출은 더 높은 금리, 더 큰 인플레이션, 더 짧은 비즈니스 사이클을 초래할 수 있다. 더 큰 변동성을 견디기 위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해질 수 있다.

둘째, 경제를 주도하는 산업이 바뀔 수 있다. 지난해부터 기술주가 독보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제가 재개되겠지만 이들 기술기업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와 같은 경제 구조를 영구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올해 사람들의 지출 패턴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과 터진 뒤인 2020년 중에서 어떤 해와 닮았는지 비교해봄으로써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올해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가 주류로 부상할 수 있다. 더 많은 자금이 ESG 분야로 이동함에 따라 이 분야 종목의 주가가 지난해 급등했다. 녹색산업 분야가 근본적으로 재평가된 걸까? 이러한 흐름이 다른 일반 기업들도 친환경 성향으로 바꾸는 동력이 될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ESG 분야의 투자 급증이 기업의 성격을 바꾸고 있다.

넷째, 이러한 변화 양상은 절대적인 게 아니다. 사회 변화는 투자 결정을 할 때 고려해야하는 여러가지 변수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다시 말하면, 경제계가 올해 코로나19 사태에서 빠져나옴에 따라 위에서 말한 변화는 약간만 진행될 것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