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성장株 구분 말고 혁신기업을 찾아라"

50분간 온라인 투자전략 미팅
"배터리株 장기적으로 괜찮아
LG화학 선제적 투자 놀라워"

"죽어갈 뻔한 MS 살아난 건
클라우드 시장 준비했기 때문"
박현주 미래에셋대우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유튜브 채널(스마트머니)에서 코스피지수 3000 시대 투자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박현주 미래에셋대우금융그룹 회장이 그룹 유튜브 채널(스마트머니)에서 코스피지수 3000 시대 투자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저는 가치주와 성장주로 나누지 않습니다. 혁신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하는 등 주가 강세가 이어지자 ‘증권업계 신화’로 불리는 박현주 미래에셋대우금융그룹 회장이 카메라 앞에 섰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적으로 투자 현안을 점검하러 나선 것이다. 현재 증시에 대한 전망이 분분한 상황에서 투자 방향 등을 밝히려는 목적도 있다.

박 회장은 14일 온라인 투자전략미팅을 통해 “한국 증시가 3000을 넘으면서 여러 가지 관점이 있는 것 같다”며 “글로벌 시장으로 봐도 2021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공개된 50분짜리 영상에선 반도체, 클라우드, 전기차에 대해 다뤘다. 미래에셋이 세 가지 테마를 첫 번째 영상으로 공개한 것도 박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투자가 유망한 분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세 가지 테마 얘기를 풀어갔다. 그는 “몇 년 전 대우증권을 인수하고 나서 한국 투자자들이 아마존과 텐센트, 테슬라에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며 “종목을 찍어준 게 아니라 투자는 혁신기업에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들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다.

그는 “성장하는 산업은 경기와 크게 상관없다”며 “좋은 트렌드를 갖고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에 대해서는 D램 시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반도체의 기본 수요는 꾸준히 늘어난다. 특히 인공지능(AI)산업이 커지면서 (특별한 사양이 필요한) 파운드리 쪽에서 더 큰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좋은 트렌드’를 갖고 있는 비즈니스로 반도체를 꼽은 이유다.

클라우드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예로 들었다. “죽어갈 뻔한 MS를 살린 것은 클라우드 시장”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시장을 보고 준비한 MS는 혁신에 성공했고, 트렌드에 올라탔다는 설명이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으로는 네이버를 꼽았다. 박 회장은 “네이버는 많은 사업을 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특히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와 관련해서는 구본무 LG 회장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다. 그는 “구 회장께서 2차전지 사업을 시작한 것은 대단한 선견지명이었다”고 평가했다. 전기차 부문 투자 방향에 대해서는 “서부개척 시대에 돈을 번 것은 금광을 찾으러 간 사람들이 아니라 여관 주인, 청바지를 파는 사람들이었다”며 “전기차에 필수적인 배터리 회사들은 장기적으로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업체보다 배터리 업체가 유망하다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박 회장은 이어 “자율주행차보다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가 먼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플라잉카도 결국 배터리를 장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운행 중인 자동차 20억 대가 전기차로 대체될 경우 어마어마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생각도 덧붙였다.

기업을 평가하는 기존의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회장은 “혁신기업을 평가할 때 전통적 기준인 주가수익비율(PER) 등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애널리스트들은 편하게 PER을 가져다 쓴다”고 지적했다. 또 혁신기업의 PER은 원래 높게 형성된다고도 했다. “혁신이 사라지면 PER이 낮아져 투자가 유망한 것처럼 보이지만 PER이 낮아지면 주가도 못 오른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중국의 경쟁력은 비용과 혁신”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 제품을 제조하면 다른 나라에서 만들 때보다 20~30% 싸다”며 “이 차이는 관세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또 “중국에서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