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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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株)가 올 들어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 기대감에도 은행주가 랠리를 펼치지 못하는 것은 배당 불확실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장 환경이 악화되자 은행들에게 배당을 줄이라고 권고한 바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의 은행업지수는 180.56으로 연초 이후 2.85%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같은 기간 6.98% 오른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해 연초 246.64로 최고점을 찍은 은행업지수는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3월19일 122.72까지 추락했다. 이후 6월 212.26으로 다시 치솟으면서 회복하는가 싶더니 다시 170선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소폭 오른 185.12(12월 30일 기준)로 장을 마쳤다.

은행주가 맥을 못추는 배경에 대해선 배당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주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은행주는 전통적인 배당주로 꼽힌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회복 기대감이 커졌지만 은행주 주가가 저조한 이유는 배당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발단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이다. 윤 원장은 지난해 송년간담회 자리에서 "은행들의 배당과 관련해서는 배당성향을 15~25% 사이에서 조율 중"이라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배당금을 유보해 내부에 보유하고 있으면 추후 (위급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배당 자제 취지를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윤 원장이) 지난해 언급했던 배당성향 15~25% 범위 내에서 은행들과 본원이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연말 실시했던 금융지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당 성향은 주가와 직결되는 문제여서다. 지난해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는 26.0%, 신한금융지주는 25.97%, 하나금융지주는 25.7%, 우리금융지주는 27.0%였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배당 축소가 언급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민감한 이슈"라며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결산이 끝나봐야 구체적인 수치가 나올 것"이라며 "2월은 돼야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배당 축소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순이익이 예상보다 선방했고, 배당성향도 2.5%포인트 축소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 평균 배당수익률은 5.1% 정도 기대된다는 진단이다.

'블루웨이브(미국 민주당의 백악관 및 상·하원 장악)'가 은행주 재평가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블루웨이브로 촉발된 금리 상승동력이 은행주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권도 "시장금리와 은행업지수가 대체로 방향성이 맞는 만큼 금리상승은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은행업지수가 25~30% 상승할 것"이라고 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