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하루 변동폭이 1만달러에 달했다. 투기적 자산이란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시간)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4시40분(한국시간 12일 오전 6시40분) 현재 개당 3만432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하루 전만 해도 개당 최고 4만2000달러 가까이 뛰었으나 이날 장중 3만1000달러 밑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이 같은 극심한 가격 조정은 최근 급등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진 탓이란 지적이다. 작년 10월 초 개당 1만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단기간 4배 넘게 치솟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일거에 폭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커졌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11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현재의 비트코인 가격은 거품"이라고 말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11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해 "현재의 비트코인 가격은 거품"이라고 말했다. CNBC 방송화면 캡처
미 캘리포니아주의 투자회사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에 출연해 “현재 비트코인 행적을 보면 비트코인이 일종의 거품 영역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채권 왕’(Bond King)이란 별칭으로 불린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교수도 “달러 가치가 아무리 떨어져도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비트코인은 부분적인 투자 수단에 그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유명 투자자인 빌 밀러는 “비트코인 공급량이 연간 2% 미만으로 늘고 있지만 수요는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가격이 더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토마스 피츠패트릭 시티은행 수석 분석가도 “비트코인이 가격 변동을 겪겠지만 장기적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29%, S&P 500 지수는 -0.66%, 나스닥 지수는 -1.25% 각각 하락 마감했다.

역시 최근 급등했던 데 따른 부담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등 정치 불안이 커진 게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는 분석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