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반등장에서도 주가 회복이 더뎠던 생명보험 업종이 급등하고 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급격히 오른 영향이다. 한화생명 삼성생명 등 주요 생보사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이에 근접했다.

국고채 금리 상승…한화생명 52주 신고가 경신
7일 한화생명은 26.55% 치솟은 3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9년 5월 후 최고가다. 이날 기관투자가는 한화생명 주식 1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생명(4.13% 상승)과 미래에셋생명(9.87%) 등 기타 생명보험사도 이날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생명보험사들은 작년 말 이후 장기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주요 수혜주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0.008%포인트 오른 연 1.739%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작년 1월 20일 후 최고치다. 통상 생명보험사들은 안정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장기채권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짠다. 금리가 오르면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전체 운용 포트폴리오 중 채권 비중이 59.3%로, 경쟁사 중 최고여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익 증가폭이 가장 크다. 전체 보험사 가운데 한화생명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명보험주의 단기적인 주가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할지는 의문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생명보험업종 특성상 단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호재가 나올 가능성이 작고, 시장금리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주가 반등은 실적 개선 효과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석 달간 한화생명 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는 총 10곳이다. 이들 중 한화생명에 매수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는 세 곳뿐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