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ETF에 삼성전자가 없는 이유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요즘 증시를 달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관심 많으시죠. 두 기업 모두 반도체 업황이 좋을 것이라는 예상때문에 주가가 최근에 빠르게 오른 상태인데요. 그런데 이렇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괜찮을 것 같아서 반도체 ETF를 사면 생각과 다르게 투자하게 된다는 사실 알고계셨나요? 반도체 ETF에는 삼성전자가 빠져있기 때문인데요. 오늘은 이렇게 ETF 이름에 속지 않고 반도체 업황에 제대로 투자하려면 어떻게하면 좋을지까지 살펴보겠습니다.
반도체주, 왜 오를까?
먼저 반도체 업종이 최근에 왜 이렇게 주목받는지부터 짚어볼게요. 최근 삼성전자 상승세가 무섭죠. 육만전자 칠만전자에 이어 이제 팔만전자 시대인데요. 여의도에선 목표주가를 11만1000원으로 상향한 리포트까지 나온 상태입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3개월동안 50%가량 급등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업황이 좋을 것이란 예상 때문입니다.
반도체 ETF에 삼성전자가 없는 이유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 기억을 한다는 뜻입니다. 컴퓨터에서 파일을 저장해두는 저장장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메모리 반도체는 세계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개사가 꽉 잡고있는데요. 이들이 생산하는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가 D램 입니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처리하는데 쓰이는 반도체입니다. 시스템 반도체라고도 부르는데요. 컴퓨터의 두뇌역할을 하는 CPU에 사용되는 반도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세계적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2배 이상일 정도로 더 큰 시장입니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앞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는 걸 목표로 삼고있는 상황입니다.
반도체 ETF에 삼성전자가 없는 이유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어쨌든 지금까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력은 메모리 반도체인데. 이 D램 가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추세라는 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한 이유입니다. 사실 코로나가 막 시작된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은 엄청 긍정적이었어요. 사람들이 언택트로 소통하고 게임 인구도 늘고 다양한 부문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 수요가 늘었죠. 또 스마트폰 노트북 제조업체들은 혹시 코로나때문에 반도체 생산 공장이 문닫는거 아닌가.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때문에 제품을 미리 사재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늘다보니 D램 가격도 올랐습니다.

그런데 하반기가 되면서 분위기가 좀 달라졌어요. 앞서 D램을 사재기해둔 기업들이 추가 주문을 미루면서 가격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한건데요. 설상가상으로 서버업체들도 경기가 더 침체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에 투자 규모를 줄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수요가 줄어드니 D램 가격도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작년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횡보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직후 상황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달랐죠. 삼성전자 빼고 다 오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다시 달라집니다. D램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한건데요. 이유는 수요와 공급 모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일단 공급 측면에서는 반도체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숫자는 줄어들게된다는 게 상승론자들의 논리입니다. 아주 미세하게 작업을 하려면 지금 가지고 있는 장비로도 안되고 대당 가격이 1000억이 넘는 극자외선 노광장비라는 비싼 장비를 사서 반도체를 만들어야하는데, 이 장비가 비싸니 다른 설비투자를 늘릴 형편들이 안 될 거란 이야기입니다. 또 수요측면에서 보면 한동안 서버업체들이 쌓아둔 반도체 재고가지고 먹고 살았는데, 이 재고가 점점 줄어들어서 다시 장을 봐야한다는거죠.
반도체 ETF에 삼성전자가 없는 이유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또 이 그래프를 보시면 D램을 기업이 소비자에 직접 팔 때 가격이 D램의 현물가이고 기업끼리 거래하는 게 D램의 고정가인데, 아무래도 기업들은 개인보다는 거래를 자주하지 않을테니 현물가가 고정가보다 먼저 움직이는 속성이 있습니다. 지금은 고정가가 낮은 상태지만 12월에 이렇게 D램 현물가격이 급등했으니 고정가도 올해 1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죠.
반도체에 투자하는 국내상장 ETF는?
그렇다면 이렇게 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것 같은데, 개별 기업단으로 접근하자니 한 기업이 어떤 반도체와 장비를 만드는지 사업영역을 하나하나 공부해서 고르기엔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ETF로 접근해볼 수 있겠죠. 오늘은 제가 처음에 한국 ETF를 말씀드렸으니까 국내 상장 ETF부터 말씀드릴게요.

반도체 업황에 투자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반도체 ETF실텐데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반도체 ETF엔 삼성전자가 없습니다. 국내에 상장한 반도체 ETF는 KODEX와 TIGER 두 상품인데 둘 다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보실 수 있듯이 ETF를 고르실 때는 꼭 구성종목 상위는 한번씩 체크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다시 상품 이야기로 돌아가서 두 상품은 모두 KRX반도체 지수를 추종합니다. 구성 종목을 보면 SK하이닉스에 21%, DB하이텍에 7% 원익IPS에 5% 리노공업에 5% 등을 투자하고 있는데요.

기서 삼성전자가 빠진 이유는 삼성전자는 실적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는 하지만 휴대폰이나 가전 등을 합친 다른 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삼성전자를 반도체가 아니라 IT업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분산투자하는데는 이 ETF가 적합하지 않겠죠. 대신 반도체 장비나 소재주 비중이 높으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투자를 늘릴 때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ETF입니다. 두 상품을 간단히 비교하면 수수료는 TIGER가 0.46%, KODEX가 0.45%로 거의 비슷하고 시가총액은 TIGER가 480억원 KODEX가 898억원으로 KODEX가 더 큽니다. 둘 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미만으로 어차피 작기도 하고 수수료도 비슷하니 둘 중 반도체 ETF에 투자하신다면 둘 중 어떤 것을 고르셔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반도체 ETF에 삼성전자가 없는 이유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그렇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분산투자하려면 뭐가 좋을까. IT ETF가 국내에선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국내 상장 IT ETF에는 TIGER 200 IT, KODEX 200IT TR, KODEX IT가 대표적입니다. 세 개 모두 구성종목은 비슷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SDI를 각각 20%안팎으로 담고 있습니다. 세 종목의 움직임에 따라 ETF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세 ETF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일단 추종지수가 다릅니다. 200이 붙은 상품은 코스피 200 안에서 IT 기업을 골라 투자합니다. 200이 안 붙은 상품은 코스피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합니다. 그러니까 중소형주가 돋보일 때는 200이 안 붙은 상품이 유리할테고, 대형주가 시장을 주도할 때는 200 IT가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최근 수익률에서 200 IT가 더 앞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같은 200 IT 상품중에서도 TR이 붙은 것과 안 붙은 것은 배당금을 재투자하느냐, 아니면 배당을 그냥 현금으로 주느냐의 차이입니다. ETF도 주식처럼 배당이 있습니다. 분배금이라고 하는데요. 각 주식의 배당에다가 ETF를 운용하면서 지수보다 조금 더 수익이 났다든지 하는 자투리 돈을 합쳐서 분배금을 줍니다. TR상품은 이 분배금을 현금으로 주지 않고 다시 재투자하는 상품입니다. 그럼 뭐가 더 좋은가. 절대적으로 좋은 건 없지만 투자 성향이나 종합소득세 납부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나는 주가가 오르는 것도 좋지만 중간중간 현금으로 들어오는 배당을 받는 재미도 누리고 싶다면 분배금이 나오는상품. 그러니까 TR이 붙지 않은 상품을 선택하시는 게 좋고. 자투리 현금이 생기는 게 귀찮다거나 배당소득세를 줄이고 싶다는 분은 TR상품을 선택하시는 게 좋겠죠.
반도체에 투자하는 미국상장 ETF는?
반도체 ETF에 삼성전자가 없는 이유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국내 상장 ETF를 살펴봤으니 미국 상장 ETF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국내 기업들은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반면 미국 기업들은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강자입니다. 이 기업들을 담고있는 대표상품은 SOXX와 SMH인데요. 먼저 SOXX는 블랙록이 운용하는 반도체 ETF입니다. 종목 구성을 살펴보면 통신용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 미국 반도체 기업인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엔비디아, TSMC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습니다. 수수료는 0.46%, 펀드규모는 40억달러. 한국돈으로 4조3000억원 가량입니다. 미국 ETF는 일단 규모 단위부터 다르죠.
반도체 ETF에 삼성전자가 없는 이유 [나수지의 쇼미더재테크]

SMH는 TSMC 비중이 13%로 높다는 게 특징입니다. 나머지 구성종목은 SOXX와 비슷합니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퀄컴 인텔 등 방금 봤던 종목들이 또 보이시죠. 그래서 SOXX와 SMH는 수익률도 거의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SMH 수수료는 0.35%, 펀드 규모는 30억달러. 한국돈으로 3조2000억원 수준입니다. 두 ETF는 구성종목도 크게 다르지않고 수익률도 거의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어떤 것을 고르셔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수수료는 SMH가 조금 더 싸고 주당 가격은 SMH가 220달러 수준, SOXX가 370달러 수준이니 투자 예상기간이나 투자규모, 또 분할매수 계획 등을 따져서 취향껏 고르시면 좋겠습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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