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한 삼성증권 책임연구원
김중한 삼성증권 책임연구원
에어비앤비는 2007년 설립된 세계 최대 숙박공유 플랫폼이다. 전세계 22개국 10만개 도시에5400만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560만개 숙박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설립 이후 누적 사용자는 무려 8억명에 달한다.

코로나19의 직격을 맞아 최악의 위기를 겪었던 에어비앤비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화려하게 부활했다. 한때 기업가치가 180억 달러까지 추락하고 대규모 감원(1900명)을 감행하는 아픔을 겼었지만, 지금은 데뷔 첫 날부터 100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투자자들이 에어비앤비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숙박업계 구조조정의 최대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에어비앤비의 3분기 총예약금액(GBV·Gross Booking Value)은 전년동기 대비 17.5% 감소하는데 그쳤다. 부킹홀딩스(-47.1%), 익스피디아(-67.9%)를 압도하는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수익성 개선은 더욱 눈부시다. 구조조정이 전화위복이 됐다. 3분기 기준 매출액이 역성장(-18.4%)했음에도 수익성의 척도인 조정 EBITDA 마진은 대폭 개선된 37.4%에 달했다. 코로나 영향을 받기 전인 2019년 3분기에 기록한 19.1%를 뛰어넘는 수치다.

이러한 대역전극은 유니크한 숙박 포트폴리오, 고도의 IT 기술력, 브랜드 파워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최악의 위기에서 검증된 생존력이 오히려 새로운 프리미엄 형성의 기반이 된 것이다.

향후 구조적인 성장도 기대된다. 가격과 희소성 측면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욕구를 가장 잘 충족시키는 여행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이미 전체 사용자의 49%가 밀레니얼이다. 이는 시간이 에어비앤비의 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유일한 단점이었던 규제 관련 불확실성은 최근 공유 경제가 자리잡으며 점차 해소되고 있다. 이미 규제 강도가 더 높은 차량 공유 부문조차 규제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동사 매출액의 약 58%는 북미를 제외한 해외에서 발생한다.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규제 이슈는 숙박 네트워크의 확산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에어비앤비의 2021년 기준 PSR은 약 21.3배 수준으로 과거 부킹닷컴 PSR의 최상단인 14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져 있음을 감안해도 신규로 용감하게 진입하기에는 위험 대비 보상이 매력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조금 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