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29일 하루에만 2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올해 전체로 보면 개인들은 60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증시 주류로 부상했다. 이런 주식 열풍에 자녀 이름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사주는 부모들이 급증하고 있다. 주식에 대한 인식이 ‘위험한 금융상품’에서 ‘아이들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 수단’으로 바뀐 영향이다. 주식을 통해 재테크 및 경제 조기교육에 나선 ‘파파개미’(아빠 개인투자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주식 열풍…'10대 주린이' 31만명 늘었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날 국내 7개 증권사(미래에셋 NH 한국투자 KB 키움 대신 유안타)에 신규 개설된 미성년자 계좌를 집계한 결과 지난해 3만4835개에서 올해 31만554개로 791% 급증했다. 사상 최대다. 2018년 4만1742개에서 지난해 17%가량 감소하며 주춤하던 미성년자 신설 계좌가 사상 최대 주식 호황으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 주식의 힘을 확인한 부모들이 어른의 전유물이던 주식을 생활 속 투자처로 인식하게 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과거 자녀들의 종잣돈을 마련해주는 방식은 은행 예·적금이었다. 올해는 우량주가 그 수단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미성년자 계좌를 통해 매수한 주요 주식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테슬라, 애플 등 망할 가능성이 낮은 성장주였다.

투자 목적 이외에 아이들이 재테크와 경제에 일찍 눈뜨도록 하겠다며 조기교육에 나선 부모들도 계좌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은 “주식 투자를 하는 부모일수록 자녀 계좌를 개설해줄 확률이 높다”며 “자식에 대한 주식 선물과 교육 등도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 교육, 증여 등 미성년자의 주식 계좌 개설 이유는 다양하지만 이 같은 추세는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재원/한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