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9일 14:34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산의 중견 조선소 대선조선이 10년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같은 지역의 중견 철강회사 동일철강을 주축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대선조선을 16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대선조선 최대주주(지분율 83.03%)인 수출입은행은 29일 동일철강 컨소시엄과 이같은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코스닥 상장사인 동일철강(46%)을 중심으로 동원주택(24%)과 세운철강·동원종합물산·동일스위트(각 10%) 총 5개사가 참여했다. 동일철강 등이 500억원을 내서 대선조선의 신주를 취득하고, 대선조선의 채무 1100억원을 승계하는 거래다. 동일철강 측은 인수 이후에도 조선업을 계속 할 것이고, 종업원에 대한 고용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 영도지역의 대선조선 야드 현황. / 대선조선 홈페이지
부산 영도지역의 대선조선 야드 현황. / 대선조선 홈페이지


1945년 부산 영도에서 설립된 대선조선은 중형 컨테이너선과 화학제품 운반선, 참치 선망선 등을 만드는 회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0년부터 자율협약의 형태로 수출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2017년부터 이 회사를 팔려고 두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올초부터 진행된 매각 과정도 영국계 펀드가 인수 의향을 밝혔다가 철회하는 등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지난 10월 본입찰에 단독으로 들어온 동일철강이 인수 의사를 끝까지 유지하면서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부산 대선조선의 다대지역 3야드 모습. 대선조선을 인수하는 동일철강은 신조 물량을 다대 야드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대선조선 홈페이지
부산 대선조선의 다대지역 3야드 모습. 대선조선을 인수하는 동일철강은 신조 물량을 다대 야드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대선조선 홈페이지
동일철강은 현재 1, 3공장으로 나눠진 야드를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1공장은 수리 전문 조선소로 바꾸고 현 다대지역 3공장에서만 새 배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중형 조선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선조선은 3년째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2018년에는 42억원, 작년에는 113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는 3분기까지 25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이자비용 부담 등으로 꾸준히 당기순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 대선조선을 포함해 중형 조선사 네 곳이 새 주인을 찾았다. 수출입은행이 거느리고 있던 성동조선은 올초 HSG중공업과 큐리어스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 인수했다. 산업은행 등이 가지고 있던 한진중공업은 지난 10~11월 입찰을 통해 지난 22일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과 NH 프라이빗에쿼티(PE) 및 오퍼스PE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STX조선해양 매각전에서는 과거 모나리자와 엘칸토 등 잇딴 M&A 행진을 벌였던 김광호 회장이 이끄는 KHI인베스트먼트와 유암코(연합자산관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