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퀄트릭스가 내년 초 나스닥시장에 상장한다. 퀄트릭스의 기업가치는 120억~144달러(약 13조1000억~15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서 ‘대박’을 친 에어비앤비, 도어대시 등에 이은 대형 상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328조원 몰린 IPO시장…이번엔 '대어' 퀄트릭스 뜬다
CNBC 등에 따르면 퀄트릭스는 28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서류를 제출했다. 공모가는 20~24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공모 주식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상장은 내년 1월이나 2월 초께 이뤄질 예정이다.

2002년 설립된 퀄트릭스는 기업을 상대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업체다. 기업들이 고객 평가를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강자인 SAP가 2018년 80억달러에 인수했다. CNBC는 “퀄트릭스가 2년 전 IPO 성사 직전 SAP에 인수됐지만 이번에 다시 IPO를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선 대형 IPO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상장한 미국 최대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 글로벌 숙박공유기업 에어비앤비 등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 안팎 급등하기도 했다. 각국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시중에 풀린 자금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프리 번젤 도이체방크 주식자본시장총괄은 “투자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믿으면서 기술회사에 주목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외식을 꺼리면서 배달음식 시장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를 인용해 “올해 글로벌 IPO 규모가 3000억달러(약 328조원) 수준으로 2007년 이후 최대”라고 보도했다. 미국 증시 IPO에 몰린 자금만 1590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미국에서는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한 상장 붐이 일어난 것도 특징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SMIC(중신궈지)는 올해 세계 증시에서 이뤄진 IPO 가운데 가장 많은 75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SMIC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거래소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에 지난 7월 상장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둥닷컴은 지난 6월 홍콩거래소에 상장해 45억달러를 조달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