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부차 기업 '베터부치' 창립자인 트레이 로커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수년 전 워런 버핏과 저녁 식사를 한 일화를 소개했다. 로커비 CEO는 당시 왕성한 옵션 트레이더로 활동중이었다. '투자의 귀재' 버핏에게 묻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았다.

로커비 CEO는 버핏에게 "벤저민 그레이엄이 쓴 책들은 이제 구식이 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버핏의 멘토다. 1934년 도서 《증권분석》과 1949년 《현명한 투자자》를 펴냈다. 버핏은 지난 수십 년 간 그레이엄에게서 배운 가치 투자 전략을 추구해왔다.

다소 도발적인 질문이었지만 버핏은 차분하게 답했다. "그레이엄의 책들을 다시 읽어보세요. 특히 투자 심리에 대한 챕터를 눈여겨 볼 것을 추천합니다."

버핏이 로커비 CEO에게 추천한 투자 관련 도서는 또 있다. 애덤 스미스(본명 조지 굿맨)가 쓴 《머니 게임》과 《슈퍼머니》다.

벤저민 그레이엄 - 《증권분석》

24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증권분석》은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공동 집필했다. 주식을 사서 장기간 보유하는 것을 기초로 하는 가치 투자를 강조하는 책이다.

《증권분석》은 버핏에게 큰 영향을 준 책으로 꼽힌다. 그레이엄과 도드가 컬럼비아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버핏은 컬럼비아대에 지원해 그들의 제자가 됐다.

당시 버핏은 도드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교수님. 저는 교수님과 그레이엄 교수이 이미 돌아가신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컬럼비아대에서 강의를 하고 계신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컬럼비아대에서 꼭 공부하고 싶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 - 《현명한 투자자》

버핏은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를 수없이 추천했다. 버핏은 2013년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내 인생은 《현명한 투자자》를 본 이후와 이전으로 나뉜다"며 "그레이엄의 아이디어는 우아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로 논리적으로 설명돼 있다"고 극찬했다. 또 "그레이엄의 책을 구매한 것이 지금까지 내가 했던 투자 중 가장 잘한 일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CNBC는 이 책을 통해 가치 투자 프로세스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덤 스미스 - 《머니게임》

버핏은 2014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스미스의 《머니게임》은 정말 통찰력이 뛰어나고 잘 쓰여진 책"이라고 평가했다.

1968년 출간된 《머니게임》에서 스미스는 주식시장을 게임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1960년대 뉴욕 월스트리트의 광란을 예로 들어 서술했다.

버핏은 "스미스는 이전에 아무도 알지 못했던 것을 어떻게 손대야 할지 알고 있었다"며 "그는 사실을 고수했는데 이는 책의 내용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고 했다.

애덤 스미스 - 《슈퍼머니》

1972년에 출간된 《슈퍼머니》는 1970년대 주식 시장을 들여보는 책이다. 버핏은 "《슈퍼머니》에는 야구 용어를 사용한 은유적 표현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데 아주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슈퍼머니》를 뉴욕 양키스 투수였던 돈 라르센이 1956년 10월8일 월드시리즈에서 보여준 '투구력'과 맞먹는다고 표현한다. 라르센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이날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퍼펙트를 기록했다. 퍼펙트는 타자를 단 한번도 1루로 내보내지 않고 승리한 게임을 의미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