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올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관련 채권 발행액이 작년보다 6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인수합병(M&A) 거래에서도 40% 이상이 ESG 관련 딜로 나타났다.

21일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 ‘ESG 경영 시대, 전략 패러다임 대전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ESG 채권 발행 규모는 4841억달러(약 529조원)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글로벌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을 사업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ESG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개발’ 사업, 스타벅스의 ‘빈투컵(Bean to Cup)’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설정된 ESG 펀드 순자산 규모도 올해 2월 기준 3869억원으로 2018년(1451억원) 대비 2.6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각국 정부 규제를 눈여겨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2013년 28개에 불과했던 글로벌 ESG 신규 규제·정책은 2018년 210개까지 증가했다. 한국도 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등 ESG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ESG는 기업의 자금조달·투자 기준으로서도 매우 중요해졌다. 보고서는 “네덜란드의 ING, 프랑스의 BNP파리바 등 글로벌 대형 은행은 지속가능연계 대출 활동을 늘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M&A 거래를 발굴하고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에서도 ESG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폐기물 처리 등 ‘환경’ 테마의 거래 위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국내 대형 M&A 중 40% 이상이 ESG 관련 M&A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 기업들이 ‘지속가능성 보고’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KPMG가 52개국 52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국가별 매출 상위 100개 기업의 80%가 지속가능성 보고를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KPMG는 “기업은 ESG 정보공시를 통해 자사의 경제, 환경, 사회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평가 기관과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