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및 구조조정 청신호
"산업 주도권 잃었다" 반론도
골드만삭스 등 미국 투자기관이 석유기업 엑손모빌(XOM)에 대해 잇따라 매수의견을 냈다. 최근 증시는 연료전지, 전기자동차 등 신성장 주도주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는데 이런 흐름과 달라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은 “회사가 적극적인 비용 절감 조치를 해 수익성을 높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개선은 성장성을 좇는 최근 증시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1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엑손모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매수(Buy)’로 16일(현지시간) 상향조정했다. 목표주가는 52달러로 제시했다. 16일 종가(43.70달러)에 비해 10달러 가까이 높다. 골드만삭스가 엑손모빌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낸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웰스파고가 이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을 ‘동일 비중(Equal Weight)’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로 올렸다. 웰스파고가 제시한 엑손모빌 목표주가는 53달러다.

네일 메타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수년간 원유 수요가 부진할 수 있겠지만 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며 “엑손모빌이 개발한 가이아나 해저 유전을 비롯해 화학산업의 부가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메타 애널리스트는 “회사 측은 비용 절감을 포함해 사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시작했다”며 “셰브론(CVX)이 올 들어 26% 하락한 반면 엑손모빌은 38% 하락하는 등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것도 눈여겨 봐야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로저 레드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원유 정제 및 화학산업의 마진이 곧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이러한 환경 변화는 비록 유가가 낮은 수준에 머무르더라도 엑손모벨이 충분히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자자들이 엑손모빌의 배당금 삭감을 걱정하지만 이는 기우일 뿐”이라며 “부채를 늘리지 않고 배당을 지급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엑손모빌의 주당순이익(EPS)는 지난 1분기 +53센트에서 2분기 -70센트로 적자 전환했다. 3분기에는 -18센트로 적자 폭을 줄였다. 올 4분기 EPS 컨센서스는 +0.7센트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엑손모빌 주가는 10월말(32.62달러)부터 16일(43.70달러)까지 33.97% 상승하는 등 최근 크게 올랐다. 그러나 아직 연초(69.78달러) 주가에는 못미친다.

월가의 엑손모빌 매수 추천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 전문가는 “정유 산업은 밸류에이션 개선에도 불구하고 매수를 추천하기가 쉽지 않다”며 “전기차, 연료전지 등 신산업에게 주도권을 넘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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